이봉주 선수 인터뷰

"열심히 하는 후배들과 한국 육상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제45회 역전경주대회를 찾은 `한국 육상의 자존심` 이봉주(47) 선수는 육상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관심이 꼭 필요하다며 밝게 웃었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후배들이 더욱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한층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매년 역전경주대회 현장을 찾고 있는 이봉주 선수는 올해도 어김없이 대회시작 1시간 전인 오전 9시 출발지점에 나타났다. 수온주가 영하를 가리킬 정도로 춥고 바람도 매서웠지만, 그는 이런 날씨조차도 후배들이 올라야만 할 계단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 선수는 "이맘때 꽃샘추위는 늘 찾아온다. 달리다 보면 힘이 들 수는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앞바람을 맞고 가느냐, 혹은 뒷바람을 타고 가느냐의 차이일 뿐인 만큼 이겨내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역전경주대회에만 고교시절 3년을 내리 출전한 그다. 때문에 후배들을 바라보는 마음도 각별할 수밖에 없다. 선수로서 뛸 당시 들었던 힘들다는 생각이, 밖에서 바라보는 입장이 되고 나서부터 안쓰러움으로 변한 탓이다. 선수로서, 또 선배로서의 마음을 알고있는 덕분인지 그는 지금 대회에 출전하라고 한다면 절대 못할 것 같다며 손사레를 쳤다.

이 선수는 "나도 정말 힘들게 뛰었지만 후배들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며 "당시에도 정말 치열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선수 생활을 했나 싶다"고 말했다.

이 선수는 자신이 고(故) 손기정 선생을 보며 꿈을 키웠듯, 자라나는 세대가 자신을 통해 육상에 대한 강력한 동기를 부여받게 되면 좋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 살아온 과정, 그리고 훈련에 대한 체계적 방법 등을 알려줄 때 아이들이 크게 자극을 받는 것 같다"며 "내가 손기정 선생을 보고 꿈을 키웠듯 육상에 대한 꿈을 갖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선수는 또 "도민들이 역전경주대회와 같은 육상 대회에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야 후배들이 힘을 내서 더욱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며 "후배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 실력을 향상시키길 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마라톤이 다소 위축됐는데, 후배들이 더욱 열심히 해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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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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