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싸움에서 서발은 땅 위에서 달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서발에서는 독수리 같은 날개가 없었으나 그 녀석은 날아올라갔다. 전속력으로 질주하면서 붙은 힘으로 서발은 공중으로 도약했으며 날렵한 그의 몸은 2m 높이로 날아가는 독수리의 발을 물고 늘어졌다. 기가 막히는 묘기였다.

발이 물린 독수리는 서발에게 물린 상태로 계속 날아가려고 했고 서발은 날개를 퍼득이면서 계속 날아가려는 독수리를 땅으로 끌어 내리려고 했다.

독수리는 서발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결사적으로 퍼덕였으나 역시 10kg이나 되는 서발의 몸무게를 감당하지못했다.

독수리가 더 이상 날아가지 못하고 땅 위로 떨어졌다. 독수리는 그렇다고 전투력이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놈에게는 망치 같은 발톱이 있었고 칼 같은 주둥이가 있었으며 강력한 어깨의 근육이 있었다.

독수리는 땅에 떨어지자마자 중심을 잡고 부리로 서발의 눈을 공격하려고 했다. 그러자 서발은 물고 있던 독수리의 발을 놓아주고 몸을 빠르게 반전시키면서 아가리로 독수리의 목덜미를 물었다. 목덜미를 콱 문 동시에 온몸의 힘으로 그걸 옆으로 비틀었다.

치명타였다. 목이 비틀린 독수리는 더 이상 대항을 하지 못했다.

서발의 승리였다. 단독 생활을 하는 서발은 열 마리가 넘는 독수리의 무리들을 홀로 습격했다. 그리고 이미 공중으로 날아올라간 독수리를 전속력으로 추격하다가 그 힘으로 도약하여 독수리를 잡았다.

정말로 멋진 사냥이었다.

멋진 사냥은 극한의 산맥인 히말라야에서도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맥인 히말라야산맥은 높이가 8000m나 되는 극한의 산들이었으니 거기서도 짐승은 살고 있었다.

설표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런 고산지대에서 단독생활을 하는 설표를 볼 수가 없엇다. 설표는 톱날 같은 바위산들이 이어지고 있는 그곳 바위틈에서 조용히 몸을 숨기면서 살고 있었다. 식물 생존 한계선을 넘어선 그곳에서 살고 있는 설표는 추위와 굶주림에 견디면서 조용히 살고 있었다.

히말라야의 설표가 먹이로 삼을 수 있는 동물들은 거의 없었는데 아주 드물게 산양들이 있었다. 산양들 중에서도 가장 민첩하고 바위산을 잘 타는 사모아 종류의 산양들이 그곳에서 살고 있었다.

그래서 굶주리면서 살고 있는 설표는 그 사냥을 잡아먹어야만 했는데 쉽게 잡힐 사모아가 아니었다. 특히 사모아는 톱날 같은 바위산에서도 펑펑 뛰어다니는 산악의 왕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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