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한 농장에서 들개에 물려죽은 송아지 모습.
옥천 한 농장에서 들개에 물려죽은 송아지 모습.
[청주]올 겨울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으로 신음하는 농촌지역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멧돼지와 들개 떼의 습격까지 더해져 농촌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겨울철 먹잇감이 부족하자 멧돼지와 들개들이 민가로 내려와 사람을 공격하거나 농장을 습격해 소를 물어 죽이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22일 오후 4시 30분께 옥천군 군서면 오동리 손모(75)씨 농장에서 들개 3마리가 2살짜리 암소 1마리를 물어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농장 주인 손씨는 "사료를 주기 위해 축사에 들어서는 순간 큰 개 3마리가 뛰쳐나왔다"며 "축사 안을 살펴보니 소 1마리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죽은 소는 엉덩이와 꼬리 부분이 심하게 물려 뜯긴 상태였고, 다른 소 1마리도 다리 등에 개의 이빨 자국으로 보이는 상처가 남아 있었다.

경찰과 옥천군은 야생동물 기동포획단을 투입해 들개 포획에 나섰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괴산군 문광면의 한 과수원에서 아내와 가지치기 작업을 하던 농장주 지모(75)씨와 그의 부인이 먹이를 찾아 배회하던 멧돼지의 공격을 받았다.

다행히 인근에서 작업하던 이웃 주민 3명의 도움을 받아 1시간에 걸친 사투 끝에 120㎏에 달하는 멧돼지 목에 줄을 걸어 나무에 묶어 놓는데 성공했다.

멧돼지는 유해조수포획단에 의해 사살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지씨는 다리에 심한 상처를 입었고, 그의 아내도 멧돼지에 물려 다쳤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먹이를 찾아 산에서 내려오는 멧돼지의 개체 수가 날이 따뜻해지는 3-4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멧돼지와 마주치면 나무 뒤에 숨어야 한다. 성급하게 도망치지 말고 119나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육종천·김진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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