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모 기자분이 저에게 질문을 하던 중 "관장님 이야기는 항상 `기, 승, 전, 콘서트 홀`이예요"라고 해 크게 웃은 적이 있다. 사실 그렇다. 필자는 현재 대전예술의전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콘서트 전용 홀`이라고 믿고 있다.

비엔나의 `뮤직 페어라인 잘`, 보스턴 `심포니 홀`, 암스테르담 `콘서트 헤보`, 베를린 `필하모닉 홀`, 시애틀 `배나로야 홀`, 도쿄 `산토리 홀` 등은 세계 최정상의 음악가들과 연주단체가 선호하는 음향이 좋은 공연장들이다. 그런데 여기에 랜드 마크의 대명사인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포함되지 않는다. 음향이 좋은 공연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주자들은 좋은 음향이 뒷받침돼 있어야 최고의 연주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최고의 연주자들이 선호하는 홀은 다시 최고의 연주를 찾는 수준 높은 청중들로 이어지게 돼 청중과 연주자가 모두 선호하게 되는 공연장이 되는 선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200여 개가 넘는 수많은 공연장 가운데 음악 전용 공연장은 `서울 예술의전당 음악당`, `롯데 콘서트홀`, `고양문화재단 아람누리`,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통영 국제음악당 콘서트홀`, 대구시민회관을 개조해 만든 `대구 콘서트하우스`, 그리고 `삼성인재개발원 콘서트홀`까지 모두 7곳밖에 없다. 그러나 이제 부산에서도 콘서트홀 건축을 계획 중에 있고 곧 세종문화회관도 콘서트 전용 홀 건설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때 전국 3위의 공연장으로 평가받던 우리 대전예술의전당이 지금은 음악회 전용 홀을 갖춘 다른 공연장에 비해 음악가들의 선호도가 밀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대전시향 후원회인 `높은음자리표` 회원들이 콘서트 전용 홀 건립을 바라는 마음에 `함께 만드는 대전 콘서트 홀 추진 운동`을 시작했다. `기, 승, 전, 콘서트 홀`을 외치는 저와 대전의 음악인들에게 서광이 비치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지금도 시장님과, 시 관계자 그리고 시의원님들까지도 모두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으니, 대전의 음악가들이 최상의 조건으로 연주할 수 있는 음향 좋은 대전예당 콘서트홀이 조만간 지어질 것 같다. 이제 또 한 가지 소망은 이 공연장이 세계 최고 수준의 음향과 디자인을 구현해 세계 10대 음악회장에 선정돼 대전의 주요 관광지로서의 역할도 담당하게 되길 바란다. 오병권 대전예술의전당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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