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책꽂이

◇연탄집(임정진 글·지경애 그림)=시대가 바뀔수록 생활모습은 달라진다. 지금의 모습과 10년 전의 모습이 다른 것처럼, 아이들의 생활도 달라지고 부모 세대의 생활도 점점 변화한다. 어른들이 유년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역사의 한 부분으로 기록될 생활사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하나의 소통이다. 이 소통은 아이들의 성장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다음세대, 또 다음세대의 모습들을 기록하는 어린이를 위한 책이 필요한 이유다. 이 책은 60년대 이후 산업화 시대의 우리네 생활모습을 배경으로, 나와 가족, 우리 이웃의 삶과 이야기를 담은 부모와 함게 읽고 소통하는 생활문화 그림책이다. 주인공 순이는 연탄가게 첫째 딸이다. 아빠는 땅속 깊은 갱도에서 탄을 캐다 다리를 다쳐 서울의 산동네로 이사를 온다. 연탄배달은 어렵지만 가난한 이웃간의 사랑은 연탄불처럼 따뜻하다.

아름다운 동물들의 신비한 소리

◇쿵짝쿵짝 동물 음악가들(페트로 알칼데 글·훌리오 안토니오 블라스코 그림·유 아가다 옮김)=동물들은 독특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금조는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알람소리, 고동소리, 개 짖는 소리 등 다양한 소리를 흉내낸다. 곤봉날개마나킨은 날개를 진동시키면서 바이올린 켜는 듯한 소리를 낸다. 이 책은 단순히 동물의 신비한 노랫소리를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동물들이 어떻게 자신만의 노랫소리를 내는지 음악용어나 음악기교와 함께 설명해 준다. 밤꾀꼬리는 홑박자나 혼합 박자로 자신만의 곡을 창조한다. 긴팔원숭이는 이중창으로 새벽을 깨우고 혹등고래는 물속을 잠수하며 노래한다. 매력적인 빨간색 깃털을 가진 북부홍관조는 새들의 발성기관인 울대로 완벽한 화음을 만든다. 동물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뿐 아니라 음악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알아 갈 수 있다.

토끼털 달린 귀마개가 갖고 싶어

◇잘가, 토끼야(이상권 글·이태수 그림)=이 책은 토끼털 귀마개를 갖고 싶은 산골 소년 시우가 주인공이다. 엄마와 단둘이 사는 시우는 토끼털 귀마개를 하고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다. 시우는 친구들에게 아빠와 형이 산토끼를 잡아서 귀마개를 만들어줬다는 얘기를 듣고 풀이 죽지만 혼자 씩씩하게 토끼 사냥에 나선다. 시우는 덫을 놓고, 토끼는 덫을 피해 도망치는 일이 연이어 펼쳐지는데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끌고 나가면서도 생명의 가치에 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도시에 사는 아이들에겐 산골 소년의 사냥이야기가 다소 낯설지만 문학적 깊이가 있는 글을 통해 충분히 공감을 이끌어 낸다. 곤충이나 벌레와 같은 아주 작고 여린 생명들을 무심코 괴롭히거나 죽인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모든 생명이 자연 속에서 함께 살아 숨쉬는 존재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예요

◇하나도 안떨려(주디스 비오스트 글·소피 블랙올 그림·서남희 옮김)=발표 전까지 열심히 연습하고 철저히 준비해도 막상 발표 순간이 되면 긴장감으로 다리가 후들거리고 손에 땀이 차며 목소리가 떨려오기 시작한다. 장기 자랑 날, 기대감을 갖고 일어나 행운을 부르는 신발을 신고, 멋진 바지를 입은데다 엄청 많이 연습해서 하나도 안 떨린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 명 한 명 아이들이 발표를 하고 그 다음 자신의 차례가 다가올수록 점점 움츠러들고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 말이 뒤죽박죽 꼬여 가는 긴장감과 이를 극복하고 발표를 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말처럼 자신을 믿고 자신에게 용기를 주는 과정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스스로를 한 뼘 성장시킴을 깨닫게 한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인상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