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생태환경사

생태환경을 구성하는 다양한 생물종의 변화를 수로 헤아리고, 이를 통해 데이터의 통계를 내면 생태환경의 변화를 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근대과학을 가능하게 한 여러 관찰 도구가 충분히 발달되지 못해 이런 기록이 충분하지 않다.

`조선의 생태환경사`는 산업화 이전 한국인들의 일상생활을 규정하고 다른 지역, 시기의 사람들과 차별화된 삶을 살아가게 한 생태환경의 제반 특성과 변화 양상에 대해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한반도의 생태환경과 한국인의 삶이 크게 바뀐 15-19세기 조선시대에 주목하는데, 조선시대 사람들의 여러 활동으로 인해 이전까지의 생태환경이 급속한 변화를 겪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당시 사람들도 변화된 생태환경에 영향을 받아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됐다는 것.

15-19세기는 대형 포유류 야생동물이 번성에서 절멸로 전환된 격변기였다. 최상위 포식자였던 범과 표범은 조선 건국 이후 17세기 초까지 적어도 매년 1000마리 이상 사냥될 정도로 개체수가 많았지만 이후 급속히 줄었고 20세기 후반에는 사실상 멸종했다.

순록의 일종인 대록은 16세기 이후 전국 각지에서 그 수가 급격히 줄었다. 세조-성종 무렵까지 곳곳에서 한 번에 보통 1000여 마리를 사냥할 수 있었던 꽃사슴은 17세기 이후 거의 사라졌다.

군사와 교통 면에서 큰 역할을 맡았던 말의 경우 국가에서 집중 관리했는데 그 수는 1만-10만 마리 사이에서 늘고 줄고를 반복했다. 일제 강점기에도 3만에서 8만 마리를 유지했지만, 해방 이후 농기계의 도입과 함께 그 수가 급격히 감소해 3000마리 가량으로 줄어들었다.

이 책은 과거 인간의 역사적 활동 및 생태환경의 변화를 심층적으로 분석,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역사학적 관점으로 바라본다. 다가올 미래 문제의 답은 과거에 있기 때문이다.박영문 기자

김동진 지음/ 푸른역사/ 364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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