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로 풀고 세기로 엮은 대세 세계사 1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역사는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삶에도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지식과 문화 생산자들은 현대사와 한국사, 세계사 등 역사를 핵심 콘텐츠로 삼아왔는데, 최근에는 일반 대중들도 역사에 큰 흥미를 보이고 있다.

소설과 만화는 물론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역사적 사실을 다양하게 재해석한 사극과 퓨전 사극 작품이 자주 눈에 띄고 있으며 유명 강사의 세계사와 한국사 특강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국정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으며, 온라인 공간에는 잘못된 역사 정보가 난무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 과목을 공부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역사의 중요성을 통감하고 있다.

`대화로 풀고 세기로 엮은 대세 세계사 1`는 급변하는 시대와 어지러운 국제 정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한국사를 넘어 세계사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동안 역사를 근엄하고 진지한 문체로만 서술해왔던 이전의 역사책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우선 책 안에서는 세 명의 세계사 전문가와 사회자가 토크쇼를 진행한다. 경제·과학·기후를 담당하는 김경제, 학문·예술·종교를 담당하는 박문화, 정치와 전쟁을 담당하는 이정치가 풀어놓는 `썰` 속에 세계사가 세기 단위로 정연하게 줄을 선다. 또 왕조의 생성과 몰락을 중심으로 서술했던 기존의 통사들과는 달리 세기별로 세계사를 짚어가면서 역사의 흐름을 유연하게 읽어내고, 아프리카·아메리카·동남아시아 등 좀처럼 조명되지 않던 지역까지 구석구석 엿본다.

각 세기마다 세계의 판도는 어떠했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세계 지도와 주요 사건을 세기별로 정리한 연표는 국내에서 출간된 세계사 통사에서는 처음 도입한 것이다. 이 인포그래픽만으로도 세계사의 흐름을 간략히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카툰 방식으로 구성한 일러스트도 세계사 토크쇼에 재미를 더한다.

또 세계 4대 문명 발상, 그리스의 폴리스 정치, 십자군 전쟁, 비단길 개척, 칭기즈 칸의 정복까지….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세계사 속 사건들이지만 어떤 사건이 먼저 일어났는지, 왜 그렇게 됐는지, 어디쯤에서 일어난 일인지 묻는다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특정 왕조 중심의 사건들만 암기하게 하는 세계사는 조각조각 흩어지기 마련이다.

이 책은 지구 전체를 하나로 묶어 세기별로 골고루 조명하는 한편 그 시기 한반도는 어떤 모습이었는지도 살펴보며 세계의 추세를 정리해준다. 문자가 없는 농경사회, 왕과 전쟁에만 집중하던 시선에서 벗어나 문자가 없는 민족들과 유목사회도 얼마나 문명을 꽃피웠는지를 짚고 클레오파트라, 무측천, 테오도라, 겐메이 등 여성 정치가들의 성취도 빠짐 없이 조명한다.

동양과 서양이라는 이분법적 지역 구분은 물론 고대·중세·근세, 왕조 중심의 판에 박힌 세계관을 벗어나 타임라인 훑듯 세계사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역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나면 세계사의 맥을 잡는 것은 물론 보다 유연하고 균형 잡힌 역사 인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박영문 기자

김용남 지음·최준석 그림/ 로고폴리스/ 652쪽/ 2만 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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