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이 내일로 창당 한달을 채운다. 바른정당은 어제도 세종시당 창당 행사를 갖는 등 여전히 시·도당 창당 작업을 진행중이다. 유기체에 비유하면 골격을 온전히 갖추지 못한 단계에 있다. 당 안팎의 녹록지 않은 여러 사정과 형편이 이해는 된다. 당 지지율이 뜨지 않고 대선주자들 존재감도 상대적으로 미약한 상황에서 `강소(强小)정당`으로 압축성장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봐야 한다.

최순실 사태가 결정타가 돼 자유한국당 세력과 결별한 사람들로 구성된 정당이 바른정당이다. 현역 의원 32명을 확보하고 있으나 국민의당에 뒤져 원내 4당 지위에 있다. 여기서 포괄적인 의문은 개혁보수를 자처하며 소위 국정농단 세력과 갈라선 이후 정당을 태동시켜 무엇을 얻었는지에 모아진다. 앞으로 세를 불리고 국민들 마음을 얻기에 따라 범보수의 중심 결사체로 성장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 시점에서 평가한다면 전망이 밝아 보이지 않는다. 원인은 바른정당 내부에 있다. 새 정당을 꾸려 모였으되 전략적 비전이 밋밋해보였고 강력한 인적 리더십도 발굴해 내지 못했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 한다고 그 부분에 소홀했던 측면이 있다. 보수 지지층이 바른정당을 즉각 대안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는 것은 당 지지율이 증명한다. 기존 보수 정파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을지는 몰라도 바른정당으로 마음을 돌리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또 바른정당에는 머리 굵은 인사들이 많다. 적정 수준의 당내 기율이 부재한 데다 대선주자 2명의 생각이 다르며, 누구는 당밖 인사들과 접촉면을 유지해가며 개헌을 고리로 이른바 빅텐트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있다. 이런 처지인 까닭에 바른정당에서 의원정수 축소 등 파격적인 카드를 던져도 여론 반응은 무덤덤하다.

바른정당은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져 자유한국당과는 달리 선명성을 선점했다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너머이다. 이들을 위한 보수 지형이 여전히 경직돼 있어 자강에 탄력이 잘 안 붙는다. 해법은 보수·중도 공간을 확보하는 것인데 이 또한 진척된 게 없다. 해는 저무는데 당 원심력은 커지고, 이게 바른정당의 한달 모습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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