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교통 패러다임을 바꾸자] ② 내부 순환도로 왜 필요한가

대전의 내부 순환도로 건설은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지니고 있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대기오염 저감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교통혼잡을 해결을 뛰어 넘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킨다는 점, 클린 대전을 구현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 대전 교통흐름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내부 순환도로의 필요성을 살펴봤다.

◇대전시 순환도로망 현주소 = 대전시의 순환도로망은 총 4개 축으로 구성됐다.

C1(서부순환축)은 둔산 및 도안 신도시 지역을 순환하는 노선이다. C2(동부순환축)는 원도심 지역을 순환하는 노선, C3(외곽순환축)는 시가화 지역 외곽을 순환하는 외곽순환노선으로 계획됐다. C4(고속순환축)는 경부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남부순환고속도로를 연결하는 고속 순환노선이다.

문제는 해당 순환축 곳곳에서 끊김 현상이 발생해 순환도로 역할을 실추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 개설 구간은 서부순환축과 동부순환축에 포함된 사정교-한밭대교간 7.5㎞ 구간이다. 총 3952억 원의 사업비가 책정됐다. 외곽순환축에는 정림중-버드내교간(2.4㎞·827억 원), 산성동-대사동간(4.8㎞·2049억 원), 비래동-와동간(8.9㎞·3265억 원) 등이 포함됐다. 또한 유성대로-화상교간(3.2㎞·1104억 원)도 미 개설 구간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순환도로망 계획에 포함 된 미 개설 구간이 착공 되면 대전의 순환도로망 구축은 일정 부분 완성이 된다"면서 "현재 국비 확보를 위한 다양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혼잡 개선에 따른 효과 = 교통혼잡 개선은 사회비용 절감과 직결된다. 사회비용에는 운전자의 시간당 인건비, 차종별 시간당 감가상각비·보험료 등 다양한 내역이 포함된다.

국토교통부의 `제3차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 개선계획 수립연구` 자료를 보면 대전 순황도로망 계획에 포함된 `정림중-버드내교간` 개설 시 106억 7700만 원, `대덕특구 동측진입로` 개설에 따라 68억 2600만 원의 사회비용을 추가적으로 얻게 된다.

정림중-버드내교간 총 사업비는 827억 원이다. 해당 도로가 개설될 경우 10년 내에 발생한 사회비용이 사업비를 넘어서는 구조로 이어진다. 즉 내부 순환도로 건설은 운전자 개개인의 사회비용 창출로 이어져 내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기오염 저감에도 큰 효과를 얻게 된다. 교통혼잡에 따른 대기오염 피해원은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아황산가스, 탄화수소 등으로 인체에 악영향을 끼지는 물질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교통혼잡이 개선될 경우 해당 물질의 저감으로 큰 혜택을 볼 수 있다.

정림중-버드내교간 도로가 개설되면 매년 2.6 t의 이산화탄소가 감소된다. 기존 이산화탄소 발생비율의 0.48%가 줄어드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것. 대기오염 저감에 따른 경제적 비용도 연간 11억 1000만 원의 감소 효과를 얻게 된다.

대전시의 2030 도시기본계획도 이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경제·사회적 제반 여건변화와 대전시의 발전추세 등을 감안한 중장기 계획의 지표를 설정했다"며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 및 대중교통 중심 도시공간구조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도로 건설에 투입되는 비용이다. 1990년 이후 교부세 제도 등을 통해 지자체의 도로사업이 지원됐지만, 2004년 양여금제도, 2011년 도로사업 교부세 폐지 등으로 광역시의 SOC 예산은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의 지자체 도로사업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구조적 문제점 해결 = 대전시는 전국 지역간 교통망의 중심에 위치했다. 전국 각각의 지역에서 균등한 접근성을 가지고 있다. 국가기간 교통망의 대부분이 대전을 경유해 통과교통량이 집중되고 있는 구조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순환도로망 끊김 현상으로 인해 교통체증 등의 문제점이 산적해 있다.

교통소통 측면의 문제는 차량상충이 대표적이다. 내부 순환간선도로망의 단절로 도심통과 차량과 지구 내 차량의 상충, 중차량의 도심통과로 소음진동이 발생하고 있다. 주거환경의 질 저하 및 교통사고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도시공간 구조상의 문제점도 지니고 있다. 외곽 순환도로망이 단절 돼 도심지로의 통행량이 집중되고 고속도로 IC와 시가지를 연결하는 도로망이 미흡해 정체구간이 발생하고 있어, 순환노선계획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순환도로망 건설이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박한철 대전시개발위원회 사무처장은 "대전시개발위원회에서는 순환도로 건설을 올해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대전의 교통체증은 매년 심화되고 있어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화 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순환도로망 구축이 대표적인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무처장은 "순환도로의 필요성은 교통체증 해결을 비롯해 시민들의 편의제공 등 다양하다"면서 "결국은 예산확보가 문제다. 대선 이전에 순환도로망 건설이 이슈화 돼 정치권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아지고 민-관 협의체 구성이 이뤄져 해당 사업의 조속 추진이 이뤄져야 지역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명수 한밭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대전은 내부 순환도로에 대한 링이 단절 돼 있어 병목현상이 심하다"며 "시민들의 통행수단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산화탄소 절감 등과 배치가 되는 상황이어서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단절 돼 있는 순환도로망이 구축돼야 교통이동기간 단축 등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혈액순환과 마찬가지다. 도로망의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기 위해선 지역 곳곳에 단절 돼 있는 순환도로망 구축이 시급한 때"라고 덧붙였다. 강대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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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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