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안희정 충남지사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전지역 광역·기초 의원들이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하고 나서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지지선언이 안 지사의 대전과 충청권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기세를 꺾기 위한 단체행동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동참하지 않은 일부 시·구의원들은 조만간 안 지사에 대한 공개지지를 선언할 예정이어서 양측이 치열하게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소속 대전의 시·구의원 29명은 22일 대전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대선 후보로 문 전 대표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국민들이 요구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은 적폐 청산과 재벌개혁을 통해 지난 10년간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몰락시킨 민생경제를 살리고, 남북관계를 회복시켜 뒷방으로 쫓겨난 민주주의가 다시 꽃피는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라며 "우리는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더 없이 기쁜 마음으로 문재인 후보가 국민들이 요구하는 정의롭고 유능한 준비된 지도자"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또 "문 후보는 오랜 국정경험을 통해 준비된 유능한 지도력을 이미 갖췄기 때문에 정치와 경제, 사회, 외교, 남북관계 등 산적한 현안을 거침없이 해결해 나갈 것이라 장담한다"며 "29명의 시·구의원들은 문 후보와 함께 반드시 정권교체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명단에 이름을 올린 시의원은 구미경·권중순·김인식·김종천·박상숙·박정현·박혜련·전문학·황인호 의원과 동구, 중구, 서구, 대덕구 등 구의원 20명이다.

문 전 대표에 대한 대전지역 시·구의원들의 공개지지 선언에 대해 일부에서는 안 지사의 상승세를 꺾기 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안 지사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를 압박하고 있으며 대전과 충청권에서는 문 전 대표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안풍`을 막고 지역위원장들이 속속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하면서 시·구의원들이 공개지지 선언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박정현 의원은 "안 지시의 지지율이 오르는 것은 같은 당으로서 좋은 현상"이라며 "국민경선단 모집이 시작되면서 더 많은 국민들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에 지지선언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구의원들이 문 전 대표를 공개 지지하면서 안 지사를 지지하는 시·구의원들도 지지선언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대전시의원 가운데 송대윤·박병철·윤기식 의원 등이 안 지사를 돕고 있다. 한편, 이상민 국회의원의 지역구에 해당하는 유성을 시·구의원들은 지지후보에 대한 논의를 거쳐 행동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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