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인도 관문인 델리에 대한항공이 주5회 신규 취항하고 아시아나항공이 주7회 증편 운항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인도여행이 더욱 인기다. 왕복항공료 60만 원에 편리한 국적항공사의 인도 행 왕복 직항항공권을 살 수 있어 인도여행 붐이 청년층에서 중장년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인도는 노년층 입장에서 장기간의 피한(避寒)여행을 알뜰하게 즐길 수 있어서 이목을 모은다.

그럼에도 인도는 전 세계 인기여행지 중 이집트·필리핀·중국 등과 함께 가장 위험천만한 곳으로 회자된다. 특히 여성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한 끔찍한 성폭행 범죄가 빈발하는 곳이어서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나 지금이나 인도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20-30대 젊은 여행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이다. 이들은 인도야말로 지구상에서 보기 드문, 꿈과 낭만이 가득한 신비의 땅이라는 환상을 안고 그곳을 찾는다. 하지만 천의 얼굴을 지닌 인도 자유여행에 나서서 그리 오래지 않아 익숙하지 않는 현지인의 의식구조와 문화적 실상에 그만 큰 충격을 받는다.

흔히들 인도에서의 시간은 일직선으로 흐르지 않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시작도 끝도 분간할 수 없이 뒤엉켜 곡선으로 흐른다고 말한다. 실제로 인도인들의 의식 저변에는 현재의 삶은 머지않아 다가오는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사고방식이 깃들어 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는 그들은 가시적인 외적 성장과 발전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다.

다양성과 융통성을 강조하는 힌두교의 나라 인도에서 대부분의 여성은 지역에 따라 예외도 있지만 대체로 억압과 학대의 대상으로 고통 가운데 살아간다. 대부분의 인도 여성들은 종족을 번식하고 남성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대상이라는 인식이 사회 저변에 깔려있다. 예컨대 대부분의 인도인들은 여전히 같은 카스트(계급) 안에서 중매결혼을 하는데 이 때 신부는 신랑 측에 거액의 결혼지참금을 내야 한다. 이 지참금 문제로 인하여 파혼이 되거나 결혼 후에도 갈등이 증폭돼 결국 여성이 비참한 최후를 맞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인도에서 여성들의 자살률은 상상 이상으로 높다.

힌두교에서 여성은 남자에게 종속되고 통제되어야 하고 아내는 남편을 신으로 맹종해야 한다는 잘못된 사고방식이 아직도 만연돼 있다. 그러다 보니 인도 남성들은 외지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희롱과 성폭력을 거리낌 없이 자행한다. 그러므로 인도 남부지역은 여성들이 돌아다니기가 비교적 안전하지만 델리 등 북부 지역은 땅거미가 진 이후 거리를 활보하면 위험하다. 심지어는 여행객의 안전을 보장해줘야 하는 경찰관들이 사나운 늑대로 돌변하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인도 전역에는 우리나라 여성만을 노리는 늑대와도 같은 사기꾼들이 곳곳에 깔려 있기 때문에 현지 남성들의 호의는 무조건 거절하고 늘 경계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밤에 인적이 드문 곳으로 외출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열차나 버스를 타고 장거리 여행할 때는 자물쇠를 반드시 채우고 신발도 머리맡에 두고 자야 한다. 게스트하우스에서 투숙 시 문단속에 만전을 기해야 하고 귀중품은 꼭 소지하고 다녀야 한다. 또한 물건을 살 때는 미리서 잔돈을 준비해야 안전하다. 큰돈은 절대 내보여서는 안 되는데 100달러 지폐를 빼앗고자 목숨을 위협하는 곳이 인도이다. 또한 낯선 사람이 건네주는 음료수를 받아 마시면 안 되는데 수면제가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콩나물시루 같은 만원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소매치기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사실을 직시하고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면 나름 스릴과 감동이 넘치는 인도여행을 만끽할 수 있다. 신수근 자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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