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위원회에서 10년 후 한국사회에서 중요하다고 인식되는 10대 이슈를 선정해 면밀히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한 적이 있다. 불평등문제, 고용불안, 국가 간 환경영향증대 등 근래에도 이미 주요한 이슈로 부각된 굵직한 현안들이 10대 이슈로 선정됐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10대 이슈 중 첫 번째로 뽑힌 이슈가 바로 `저출산·초고령화사회`다. 본 보고서에 의하면 생산 가능인구 100명 당 부담해야 하는 65세 이상 노인의 수가 2010년 15.2명에서 2060년에는 무려 80.6명으로 2060년이 되면 1명의 생산가능인구가 거의 1명의 노인을 부담해야하는 사회가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례로 2015년 기준으로 이미 한국사회에서 65세 이상의 인구수는 전체 인구의 13.2%를 차지하는 656만명으로 10년 전인 2005년에 비해 약 220만명이 증가해, 한국사회도 조만간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이 7%를 초과하는 고령화사회(aging society)에서 14%를 초과하는 고령사회(aged society)로의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와 같은 고령화 현상이 장애인의 경우 그 속도와 규모가 훨씬 빠르고 크다는 점이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이 20%를 초과하면 초고령화(super-aged society)사회라 일컫는데, 장애인의 경우 이와 같은 기준을 단순하게 적용하면 벌써 초고령화 사회에 직면했다. 2015년 기준으로 전체 장애인구 중에서 65세 이상 장애노인의 비율이 무려 42.2% 정도로 약 105만명에 다다르고 있다. 전체 인구 중 노인의 비율인 13.2%에 비해 장애인 중 장애노인의 비율이 무려 30%나 높다. 이처럼 장애인의 고령화 현상이 상대적으로 매우 빠르고 그 규모가 큰 것은 바로 전체 인구의 고령화현상과 맞물려 있다. 학술적으로 장애노인은 크게 65세 이전에 이미 장애를 입은 상태에서 노인이 된 고령 장애인(aging with disability)과 이와 반대로 노화 또는 노인성 질병으로 인해 65세 이후에 장애인이 된 경우를 노인성 장애(disability with aging)로 구분되는데, 장애인의 고령화는 노인성 장애의 속도와 규모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이처럼 장애인의 고령화 속도와 규모가 전체 인구에 비해 훨씬 빠르고 큼에도 현재 우리 사회는 이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다. 중앙정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경우에도 그렇다. 우리나라 장애인정책의 방향과 기본 계획을 담고 있는 제4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에서도 장애와 고령화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계획은 수립되지 못했고, 다만 `고령 장애인 문화바우처 제공` 및 `재활프로그램 개발`, 이상 2가지 세부계획만 제시됐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장애와 고령화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계획이 수립돼야 하는데, 이를 위한 선결과제가 있다. 바로 장애와 고령화에 대한 DB 구축이다. 현재 65세 이상 장애노인에 대한 국가통계가 없기 때문에, 장애노인의 생활실태, 서비스 및 정책 욕구 등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고령 장애인과 노인성 장애의 경우 장애의 발생 시기, 장애발생원인, 장애인으로 살아온 기간 등의 차이로 인해 삶의 다양한 측면에서 서로 다른 모습을 보임에도, 이와 같은 DB가 없기 때문에 제안될 수 있는 정책도 고령 장애인과 노인성 장애인을 합친 장애노인에 대한 일반적인 정책에 그치기 쉽다. 따라서 무엇보다 65세 장애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통계가 먼저 구축돼야 할 것이다. 그런데, 대전시의 경우, 전국에서 최초로 만 65세 이상 1인 세대 노인을 대상으로 `대전광역시 독거노인 등록 통계`를 신규로 개발했다. 이는 국가승인통계로 2015년 7월 31일 기준 주민등록·재산세·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 자료 등 11종의 행정·사법자료를 연계 및 분석하는 방식으로 작성된 것이다. 따라서 같은 맥락에서 대전시가 전국 최초로 장애노인 등록통계를 개발하기를 기대한다.

필자는 대전시가 전국에서 모범적인 장애친화도시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대전시가 전국에서 최초로 장애노인 등록통계를 개발해. 장애인의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현 시점에서 본 DB를 근거로 타 시도에 모범이 될 수 있는 장애노인 맞춤형 정책과 제도를 개발 및 시행하길 기대한다. 김동기 목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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