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지지율 20%를 넘기고, 일각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보다 본선 경쟁력 면에서 우위에 섰다는 평가까지 나오자 당 안팎의 공세가 거세졌다.

유력주자로 부각되면서 `송곳 검증`이 시작됐다는 시각도 있지만, 상대를 깎아내리기 위한 `흠집내기 구태`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발단은 19일 안 지사가 부산대학교에서 진행된 `즉문즉답` 행사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답하면서 촉발됐다. 그는 "법과 제도에 따르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그 분들도 선한 의지로 국민들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시려고 그랬다"고 반어법적 표현을 써가며 좌중의 웃음을 끌어냈다. 하지만, 반어법적 표현이라도 너무 나갔다는 비판과 함께 박 대통령에 대한 비호 논란까지 제기됐다. 안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선의라도 법과 원칙을 따르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게 발언의 본래 취지였다"라는 취지로 해명했으나 논란은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20일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안 지사의 소위 `선한 의지` 논란을 집중 부각시키며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안 지사에 대해 "최종적으로는 우리 민의, 선을 넘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도 "미르·K스포츠재단만 놓고 보더라도 불순한 기획에서 비롯됐다는 게 검찰, 특검 수사로 다 확인이 됐고 그것이 지금 탄핵 사태를 촉발한 요인이 됐다"며 "농담 격으로 했다는 해명이 있었지만 어쨌든 지나쳤고, 부적절했다"고 꼬집었다.

중도층을 빼앗긴 국민의당에선 안 지사를 향한 공세 수위가 더 높았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박 대통령이 훈련과 자질이 부족했었다는 게 지금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는데, 그건 조금 억지로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으며, 안철수 전 대표는 "정치인에게는 의도보다 결과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비판이 거세진 데는 안 지사가 빌미를 제공했지만, 대선주자로서 그의 위상이 달라진 점도 한몫 했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당내 문 전 대표와 이 시장 측은 각각 경선흥행과 결선투표에서의 역전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그의 상승세를 반겼지만, 이제 반길 수 있는 한계 수치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지율 20%를 넘어선데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본선경쟁력 면에서 문 전 대표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대연정 주장에 이은 두 번째 논란인데, 견제구의 강도가 더욱 세진 이유다. 이 때문에 유력주자로서 더 높은 도덕성과 자질을 요구받는 만큼 송곳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일각에선 무차별적 흠집내기 구태가 또 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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