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역점 추진하던 일부 현안사업이 수 년 째 진척을 보이지 못함에 따라 도민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도는 해당 사업들이 조금씩 진척을 보이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가시적 변화 없는 `물밑 작업`에 그치고 있어 사업의 장기 표류 가능성마저 더욱 높아지는 실정이다.

19일 도와 충남도의회 등에 따르면 현재 도에서 장기 표류 중인 사업은 도청 출장소 설치, 당진-평택 도계 분쟁,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 백제 문화단지 조성 사업 등이다. 해당 사업들은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지만, 수 년에 달하는 기간 동안 이해 당사자 간 협의 진행과 소송 등의 문제에 가로막혀 장기 과제로 남아있는 상태다.

도가 현재 가장 난항을 겪고 있는 사업은 충남도청 출장소 설치 문제다.

도는 당초 내포 신도시로 도청이 이전하며 발생한 충남 남부권의 도청 접근성 저하 문제를 출장소 설치로 해소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2013년 금산 지역에 도청 남부 출장소를 설치한다는 입법예고까지 마쳤지만, 서해 연안 일부 지역과의 형평성 논란이 점화되면서 현재까지 사업에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 지역 정치계 관계자는 "도청까지의 접근성 문제를 고려할 때 남부 출장소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던 것은 이해가 얽힌 지자체의 반대 때문이다. 해당 지역 중간 지점에 설치한다는 대전제 아래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진-평택 간 도계 분쟁 역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2004년 헌법재판소에게 당진시가 관할권 승소를 받은 이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치권을 행사한 당진평택항 서부두 매립지가 2015년 행자부에 의해 경기도 평택에 귀속됐기 때문이다.

이밖에 최근에서야 겨우 시작된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 사업자와 여전히 `줄다리기` 중인 백제문화단지 조성 사업 역시 조속히 해결돼야 할 과제로 꼽힌다.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 중인 장항선 복선전철 사업과 당진-평택항 연결 도로 문제의 진척도 다소 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도가 보다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도 관계자는 "당진-평택 간 도계 문제는 현재 소송 중으로, 법적인 절차에 따라 잘 대응하고 있다"며 "일괄 추진이었던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은 분할 추진으로 변경해 4개 지구 중 1개 지구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민들은 해당 사업들이 수년 째 방치된 이유가 도의 행정력·정치력 부재 때문 아니냐는 반응이다.

직장인 박모(38)씨는 "당진-평택 도계 분쟁은 도가 강한 정치력을 갖추고 있었다면 발생하지 않을 문제였을 것"이라며 "과제들이 방치된 것도 결국은 갈등을 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도정의 `콘트롤 타워` 부재가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우 충남도의회 의장은 "현재 충남도가 다양한 사업을 진척시킬 여력이 있는지 모르겠다. 현안 사업들마저도 안지사의 대권 도전 탓에 뒷전으로 밀린 느낌이 있다"며 "도지사와 부지사가 결정하는 것은 매우 다르다. 이점을 유념해 도정공백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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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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