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유전자가위 Cpf1를 크리스퍼RNA(crRNA)와 복합체 형태로 대두와 야생담배 세포에 직접 주입했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DNA를 매개로 사용하지 않고 단백질과 RNA 만으로 유전자 교정이 가능하다. 사진=IBS 제공
신형 유전자가위 Cpf1를 크리스퍼RNA(crRNA)와 복합체 형태로 대두와 야생담배 세포에 직접 주입했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DNA를 매개로 사용하지 않고 단백질과 RNA 만으로 유전자 교정이 가능하다. 사진=IBS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 식물연구팀은 DNA를 사용하지 않고 신형 유전자가위 크리스퍼 Cpf1(CRISPR Cpf1)로 대두와 야생담배 유전자 교정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Cpf1 유전자가위를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 앞으로 다양한 식물 유전자 교정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6일 연구진에 따르면 유전자가위는 특정 DNA 염기를 찾아가는 가이드인 크리스퍼RNA(crRNA)와 그곳을 자르는 절단효소로 구성된다. `크리스퍼 Cpf1 유전자가위(CRISPR Cpf1)`는 최근 널리 활용되고 있는 `크리스퍼 Cas9 유전자가위(CRISPR Cas9)`에서 사용되는 절단효소인 Cas9 대신 Cpf1이라는 절단효소를 사용한다.

Cpf1은 구조적 차이로 인해 Cas9보다 결합하는 RNA 길이가 짧아 조작이 간편하다. 실험적으로 Cas9에 비해 정확도가 더 높다고 증명된 바 있어 3.5세대 유전자가위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DNA 형태 대신 신형 유전자가위 Cpf1를 직접 식물세포에 주입함으로써 대두와 야생담배의 유전자 교정에 성공했다.

IBS 연구진은 지난해 인간배양세포와 동물세포(생쥐)의 유전자 교정에 성공한데 이어 식물세포에도 Cpf1을 crRNA와의 복합체 형태로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 활용 가능함을 증명했다.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DNA를 매개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외부 DNA 주입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하므로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과 차별된다.

연구진은 대두에서 분리한 원형질체에 Cpf1 유전자가위를 주입하여 불포화 지방산 합성에 중요한 유전자 FAD2를 교정했다. FAD2는 올레산(oleic acid)을 리놀레산(linoleic acid)으로 전환하는데, FAD2 유전자에 변화를 주면 올레산 수준이 증가한다. 올레산은 올리브유의 주성분이 되는 불포화지방산으로 혈압 저하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기능이 있다. 또한 연구진은 FAD2가 아닌 비특이적 작용 위치에 대한 절단이 일어나지 않아 교정하고자 하는 염기에만 정확히 작동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진수 단장은 "유전물질(DNA)을 사용하지 않고 신형 유전자가위로 주요 작물인 대두의 유전자를 정확하게 교정할 수 있음을 밝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및 화학분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1.329)` 온라인판에 16일 게재됐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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