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로스팅이 종료된 직후부터 산화가 진행 됩니다. 보통 커피에서의 산화는 `산패`라고도 하는데 이는 커피에서의 산화는 다른 음식들의 부패와도 같은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커피의 산화는 수백 개의 화합물로 이뤄져 있는 커피의 향기 물질들에 영향을 미쳐 부정적인 향을 만들어내고, 커피 속에 있는 오일 또한 산소의 영향으로 인해 기름 찌든내와 같은 좋지 않은 향을 만들게 됩니다.
커피의 산화와 향기의 소실은 여러 요인으로 인해 진행이 빨라질 수가 있는데, 산소량이 많을수록 산화가 더 빨리 일어나고 습도가 높을수록 산화의 속도가 빨라지게 됩니다. 보통 상대습도가 100%일 때 3일 후부터 산화가 빨리 진행이 되고, 50%일 때는 7일 이후부터, 0%일 때는 약 3주 후부터 산화의 진행이 빨라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온도가 10℃ 상승할 때마다 거의 두배 이상 향기성분의 소실 빨라지게 되며, 로스팅 단계가 강한 커피일수록 산화와 향의 소실이 더 빨리 일어납니다. 또한 분쇄커피는 홀빈(갈지 않은 원두커피)커피보다 산소와 접할 수 있는 면이 늘어나게 돼 산화와 향의 소실이 더 빨라지게 됩니다. 때문에 커피의 산화를 막고 향기의 소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커피의 보관법을 잘 지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째, 원두는 소량으로 구입해 며칠 이내에 소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로스팅 된 지 일주일 이내의 커피를 홀빈 상태로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구입한 원두는 밀봉해 직사광선을 피해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서 보관해야 합니다. 넷째, 개봉된 원두는 필요한 만큼씩 분쇄해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커피의 냉동보관은 최대한 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어쩔 수 없이 냉동 보관된 원두는 상온과 온도가 같아질 때까지 자연해동 후에 추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상윤 대전보건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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