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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광장] 행정수도 샴페인 아직 이르다

2017-02-16기사 편집 2017-02-16 1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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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 요즘 화두는 '행정수도'다. 여야 대권후보들이 행정수도 마케팅을 벌이면서 또 한번 세종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안희정 충남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까지 대권 주자들 모두 '세종시 행정수도론'을 언급했다. 이들은 각론에서 다소 온도차가 있긴 하지만 세종시를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키워가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

알다시피 역대 대선은 충청권 표심에 따라 승패가 갈렸다. 대권 주자들 입장에는 세종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이고, 시민들 입장에서는 누가 더 설득력 있게 세종시 문제에 접근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돌이켜 보면 세종시는 당초 행정수도로 계획됐다가 2004년 헌재의 위헌판결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반토막이 났다. 이 때문에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이 국회 업무를 위해 수시로 세종과 서울을 오가야 하는 행정 비효율이 발생하면서 국회 세종분원 설치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조기 대선 분위기를 타면서 이제는 국회분원 가지고도 성에 차지 않는 분위기다. 정치·행정수도까지 언급되고 있다.

세종시민들 사이에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몇일 전 세종시를 방문해 국회 분원 예정부지를 보고 간 사실이 화제다. 그도 그럴 것이 국회의장까지 나섰는데 국회이전은 시간문제라는 인식이 팽배해 지고 있다. 대권 후보 모두 세종시에 대해 언급했으니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세종시는 업그레이드 되는 분위기다. 행정수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국회분원 설치는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벌써 외지 큰 손들의 땅값 문의가 있고 부동산 중개업소는 내놓은 땅을 거두어 들인다고 한다. 올 초 잠잠하던 아파트는 프리미엄이 다시 붙고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착공 10주년 세종시 출범 5주년을 맞는 2017년 정유년 세종의 풍경은 한마디로 기대에 부풀어 있다.

외형적으로 행복도시 건설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도시 내 인구도 급증하고 있다. 관공서, 아파트, 교량, 상가, 도로 등 기반시설 공사도 계획대로 되고 있다. 세종시의 인구전광판은 아마 다음 주 중 25만 명을 넘어서게 되고 특히 아파트 입주자가 많은 올해는 수만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 세종시의 발전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세종시의 신도심인 행복도시가 완성단계에 이르는 2030년쯤에는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 할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런 기류 탓인지 행복도시의 역기능이나 반대급부를 경계하는 목소리는 잦아 들고 있다. 국토균형발전의 상징도시인 세종시가 과연 당초 목표대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는 관심 밖으로 밀려난 느낌이다. 행복도시의 순기능, 건설적인 측면만 너무 부각되다 보니 전체를 돌아보고 점검하는데 다소 소홀했던 것 같다.

세종시 전입 인구만 보더라도 수도권으로부터의 유입은 30%에 불과하고 인근의 대전이나 충남북에서 60%나 이주해 왔다. 세종으로 이주한 40개 중앙행정기관 공무원과 정부출연연구소 연구원 및 그 가족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수도권 유입인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수도권 사람을 끌어와 세종시를 키워야 하는데 정작 대전, 충남, 충북 사람을 끌어다 세종시를 키우는 꼴이다.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식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인구의 분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재정, 교육, 문화, 복지의 분산이나 분권도 요원한 일이다. 행복도시가 계획대로 잘 건설되고 있는데 만족하지 말고, 행복도시 건설의 효과는 어떤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행복도시가 건설되고 있지만 정치, 경제, 문화의 서울 중심은 여전하고 ‘수도권 공화국’은 건재하다. 세종시를 국가균형발전의 상징도시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진행되고 있지만은 않다. 자칫 세종시가 국가균형발전은 커녕 충청권 자치단체간 불균형을 부추기는 도시라는 오명을 쓰지 않을까 우려된다. 은현탁 세종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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