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월평동에 거주하는 권동범(34) 씨는 추석 연휴 해외여행 계획을 세웠다가 국내여행으로 바꿀까 고민중이다.

추석 연휴가 9개월이나 남았지만 항공권이 동났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연휴는 10월 2일 하루만 연차 등으로 해결하면 최대 10일을 쉴 수 있다.

권 씨는 "일단 예약취소 등으로 발생하는 빈 자리를 노리는 수밖에 없어서 여행사에 예약대기를 걸어놨다"며 "대기자가 수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다. 제주도나 남해안 일주 등으로 계획을 바꿀까도 가족들과 이야기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추석을 전후해 10일간 이어지는 `황금연휴`로 해외여행 항공권이 매진됐다. 여행업계는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으로 연이어 침체를 겪었던 여행경기가 간만에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며 반색하고 있다.

직장인들에게 `가을방학`이라는 이름까지 붙은 올해 추석연휴는 추석연휴와 주말, 대체공휴일과 개천절, 한글날이 연속된다. 평일인 10월 2일만 쉴 수 있다면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10일 동안 쉴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긴 연휴 탓에 이제서야 여행계획을 세운다면 해외여행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지역 여행업계에 따르면 추석 황금연휴에 해외 여행 항공권은 이미 티켓을 오픈한 지난해 9-10월쯤 모두 매진됐다.

유럽과 미국 등 장거리 국가가 가장 먼저 매진됐고, 동남아 등 비교적 가까운 국가도 지난 설 전에 이미 예약이 완료됐다. 현재는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10-20명의 예약대기자도 있는 상황이다.

가장 인기가 있는 노선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과 미국·캐나다 등이다. 거리가 먼 만큼 휴가를 써도 평소에 잘 가지 못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10일 간의 연휴를 활용해 여행을 떠나겠다는 생각이다. 비교적 가까운 일본과 중국, 타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도 이미 항공권 예매가 어려운 실정이다.

연휴 초기에 여행을 갔다가 끝날 때 돌아오는 일정은 대부분 매진됐다. 평소 운임의 1.5배에서 2배가량 비싸지만 중간 기착지를 거치는 경유 항공권도 동난 상태로, 여행을 취소한 사람이 있어야만 항공권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취소 항공권이 나오는 시점은 오는 6월로 출발 예정일 90일 이전까지는 항공권 비용이 전액 환불되기 때문이다.

지역 여행업계 관계자는 "같은 기간 국내 여행수요 역시 늘어나는 편이다.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이들이 국내 여행상품에 대해 문의를 많이 하고 있다"며 "해마다 국가적 대형 사건으로 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더불어 여행업계까지 경기가 좋지 않았는데 올 가을을 기점으로 여행경기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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