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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소고기

2017-02-16기사 편집 2017-02-16 16: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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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태어나 6개월 전후로 젖을 뗀다. 이 시기 쌀 미음으로 이유식을 시작해서 야채와 소고기를 혼용해 사용한다. 소고기는 성장기 아이들의 철분을 비롯한 영양분 공급과 뼈와 근육을 형성하는 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요즘 아이들이 돌을 맞기도 전에 소고기를 접하게 되는 이유다.

우리민족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소고기를 최고의 음식으로 삼고 있다.

조선시대 소고기는 귀한 음식으로 정책적으로 식용을 제한했다. 소의 도살을 금지하는 금살도감(禁殺都監)을 설치했을 정도다. 도살자를 고발하면 범인의 재산을 몰수해 상으로 내렸다.

하지만 일부 사대부의 소고기 사랑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심지어 삼시 세끼를 소고기만 먹던 사대부도 있었다.

현대에 들어서도 소고기는 으뜸의 맛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대다수 서민은 쉽사리 접하지 못했다. 출산과 잔치, 생일 등 중요한 날에만 밥상에 올라왔다. 어릴적 모내기가 동네잔치 같이 기억되는 것은 모내기철 일꾼들의 밥상에 종종 소고기 무국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지금은 국거리는 물론 토시살, 제비추리, 안창살, 치마살 등 각종 특수부위를 회식이 아니어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고기는 대다수 서민의 특별한 먹거리였다.

이런 소고기를 두고 농가는 농가대로 한숨을 내쉬고 있고, 음식점과 소비자도 달갑지 않은 현실에 부닥치고 있다. 지난해 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 법'의 시행에 따라 소비 위축이 시작된 소고기는 최근 들어 구제역까지 확산양상을 보이면서 우려의 시선이 많다. 구제역 발생 농가는 살처분에 따른 금전적 손실을 입고 있고, 그렇지 않은 소 사육농가는 방역 차단에 몰두하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홍성과 예산 지역 소고기 전문점은 매출이 반 토막 났고 시민들은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과 함께 혹시 병에 걸렸거나 백신 후유증을 우려하며 소고기를 꺼리는 분위기다.

겨울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조류 인플루엔자(AI)와 함께 구제역도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며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허술한 방역체계가 매년 도마 위에 오르고 있지만 정부의 대응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이래저래 서민만 죽을 맛이다.

이틀 후면 대동강 물도 녹을 만큼 날씨가 풀린다는 절기상 우수(雨水)다. 우수와 함께 서민들의 우울함도 눈 녹듯 사라지길 희망한다. 맹태훈 충남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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