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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로 인해 국가 간 경계가 희미해지고, 타 문화에 대한 이질감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럼에도 각 지역 간에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미묘하고도 심오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것을 우리는 문화 차이라고 부른다. 문화차이라는 개념은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지만, 이러한 차이가 왜 존재하게 됐는지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이 책은 글로벌 세계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가 서로에 대한 몰이해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려주며 전 세계를 8개 문화권으로 나눠 각각의 역사, 환경, 유전자, 심리 등을 분석함으로써 해당 문화권을 이해하고 현명하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의 저자 거넥 베인스는 지역별 문화차이가 존재하게 된 근본 원인을 찾으려면 현생인류의 첫 정착민들이 세계 곳곳에 흩어져 보금자리를 꾸몄던 인류 역사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각 지역의 독자적인 성향은 그곳에서 사람들이 마주한 환경적 요인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제각기 다른 환경을 마주한 우리의 선조들은 해당 환경에서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해 저마다의 방식을 찾아나갔고, 이런 과정에서 형성된 서로 다른 심리적 성향이 각 지역의 문화적 기준이 됐으며, 서로 간의 차이를 만들어냈다.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오늘날, 이러한 문화차이를 간과하는 것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근거 없는 고정관념이나 불완전한 지식을 바탕으로 문화에 접근하는 것 또한 위험함 발상이다. 이 책은 각 지역의 문화에 대해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예를 들면 미국인들은 긍정적이다, 인도인들은 수학적 능력이 뛰어나다, 중동에서는 분쟁과 전쟁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중국인들은 체면을 중시한다, 북유럽 국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평등하다 등과 같은 각 문화권을 바라보는 우리의 특정한 시각을 여러 근거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비교문화 연구로 유명한 호프스테더의 문화차원 이론을 비롯해 지난 수십 년간 문화 차이를 주제로 한 다수의 연구 결과를 참고 했으며, 현생인류의 미토콘드리아와 Y염색체 분석을 바탕으로 한 유적학적 근거, 심리학, 신경의학, 생물학 등 분야를 뛰어넘는 다양한 연구 및 사례 분석을 통해 각 문화권에 영향을 미친 핵심적인 요인들을 분석해냈다.

또 전 세계 곳곳에 지부를 둔 글로벌 비즈니스 심리 컨설팅 회사를 운영 중이기도 한 저자는 각 문화권의 비즈니스 리더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수많은 심층 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러한 문화 차이를 단순히 이해하는 것을 넘어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활용하는 법을 제시한다. 이호창 기자

거넥 베인스 지음/ 이미소 옮김/ 시그마북스/ 444쪽/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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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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