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국·공립대 회계직원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기성회비가 폐지되면서 이들의 처우가 크게 열약해졌기 때문이다. 일부 직원은 같은 업무를 하고 있는 정규직 공무원 사이에 상대적인 박탈감까지 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14일 지역 국·공립대에 따르면 회계직원은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기간제 계약직 등 3단계의 신분으로 나눠진다.

충남대에는 회계직원 230명이 근무한다. 이 중 70명은 정규직, 나머지 160명은 계약직(무기, 기간제)의 신분이다. 또 한밭대는 정규·계약직 모두 합쳐 75여 명이 근무하며, 공주대는 150여 명의 회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중 한밭대는 무기계약직 직원까지 호봉제로 전환했다. 그럼에도 정규직 공무원과는 10% 가량 차이를 보인다는 게 한밭대 노조 측의 설명이다. 공주대 역시 노조에 가입한 회계직원을 대상으로 호봉제로 전환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거점 국립대학인 충남대다. 충남대는 160명에 달하는 무기·기간제 계약직원들이 연봉계약직으로 일반 직원과 급여부분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이들은 정규직 공무원과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음에도 처우는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대 노조 관계자는 "이들의 업무가 정규직과 다르지 않다. 이를테면 전보 인사 후 계약직이 하던 업무를 정규직이 하는 경우가 있고, 또 정규직이 하던 업무를 계약직이 한다"며 "일부는 사무보조 등의 업무를 하고 있지만 일부 직원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한 곳에 포진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충남대 노조는 이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학교 측과 교섭에 나섰지만 최종 결렬되며 현재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재위 조정을 해 조정기간을 거치고 있다. 향후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쟁의활동을 벌이고,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게 충남대 노조 측 설명이다.

회계직원의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역의 한 국립대에서 20여 년간 근무한 회계직원은 연간 2500만 원의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회계직원은 "일부 회계직원은 정규직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일도 하고 있다"면서도 "신분에 따라 학교 구성원 간 차별대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건 문제"라고 토로했다.

지역 국립대의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대학은 학력신장과 교육환경 개선 면에서 꾸준하게 발전했지만 회계직원인 비정규직 처우문제 등은 해결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 대학 회계직원의 근무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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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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