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당명을 바꾸고 새 출발을 다짐한 자유한국당이 14일 천안 등 전국을 도는 민생 버스투어로 보수 표심 잡기에 나섰다.

또 서울 여의도 당사에 새 당명과 로고를 담은 가로 9.5m, 세로 12.5m 크기의 대형 현수막을 걸어 대외적으로도 새 출발을 알렸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책임과 미래 국민 속으로` 버스 출정식을 연 뒤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주요당직자와 국회의원 중 희망자 등이 중심이 돼 27일까지 4차례에 걸쳐 전국 주요 거점 지역을 순회하는 버스 투어에 들어갔다.

한국당은 각 거점지역에서 바꾼 당명을 홍보하고, 당의 쇄신 방향에 대해 토의 시간을 갖는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정을 앞두고 대선정국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당을 추슬러 대선 체제로의 본격 전환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국당은 권역별 버스투어를 마치는 대로 `청년속으로`, `어머니와 함께` 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 및 입법화한다는 구상이다.

소속 의원들에게서 반납받은 국회의원 배지를 이날 돌려준 것도 자숙 모드에서 벗어나 대선 정국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인 위원장은 취임 직후 "박 대통령이 탄핵 위기인데 무슨 염치로 배지를 다느냐"며 소속 의원들의 배지를 걷어 당 금고에 보관해왔다.

하지만 전날 당명과 당헌·당규 개정으로 새 출발을 선언한 상황에서 이제 책임 있는 정치 실현이 중요한 만큼 본래의 역할로 돌아가겠다는 다짐이다.

인 위원장은 "그동안 배지를 떼고 다니는 의원들을 보면서 늘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며 탈당파를 겨냥했다.

그는 바른정당을 향해 "소위 말하는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의 책임이 있다면 그 사람들에게 있다. 이 사람들은 버젓하게 배지를 달고 우리 당 초선의원들은 모든 책임을 덮어썼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바른정당도 가만 있지 않았다.

이종구 정책위 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이 당명과 당 구호를 바꾸고 반성투어에 나섰다"며 "한국당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책임을 진 당이다. 정치쇼로 국민을 속이려하지 말고 진정성 있는 반성과 진짜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최순실 게이트를 감추기 위해 국호를 동원하는 게 정치적으로 온당한 일이냐"고 한국당의 당명 개정을 문제 삼았고,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도 "새누리당이 `한국`이라는 자랑스런 명칭을 당 명칭으로 쓸 자격이 있나 걱정"이라고 비꼬았다.

서울=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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