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2018학년도 대학입시 가이드 `의대`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과는 단연 `의학계열`이다. 그 중 `의과대학`은 전국 상위 0.1% 학생들의 각축장이다. 내신등급 0.1점 차이로도 합격과 불합격이 갈린다. 의학계열의 높은 인기는 사회 현상과 맞물린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청년 취업난이 심각해졌고, 전문직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또 최근 10여 년 동안 급속하게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보건·의료 인력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의료인력 수급추계 연구결과`에 따르면 2024년부터 의사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해 2030년에는 수급 불균형이 무려 9960명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권 학생들의 의과 대학 선호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의학계열의 높은 인기는 모집 인원 증가도 한 몫한다. 2017학년도 전국 37개 의대의 모집인원은 총 2480명(정원외 제외, 학·석사 통합 포함)인데 2018학년도는 2601명으로 늘었다. 특히 의학전문대학원과 의과대학을 병행 선발하던 서울대와 연세대(서울 캠퍼스)가 올해 의대로 완전 전환하면서 전년대비 각각 40명, 33명 씩 늘었다. 또 2019학년도부터 의학전문대학원 대학들이 의대로 완전 전환돼 모집인원은 2900명 선까지 대거 늘어날 전망이다. 의사나 의료분야 종사자가 꿈인 학생들에게는 좁았던 등용문에 숨통이 트이는 셈이다.

대전 보문고 이성우 교사는 2017학년도 의대 입시 분석을 통해 2018학년도 준비 전략을 마련할 것을 조언했다. 이성우 교사에게 경쟁과 기회가 함께 커지는 `의학계열 지원 전략`을 들어봤다.

◇2017 전형별 수시 의대 경쟁률

2017 수시 의대 경쟁률은 전년도에 이어 상승했다. 성균관대 논술전형은 288.8대 1로 의학계열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인하대 논술우수자전형 244.73대 1, 경희대 논술우수자 154.28대 1등 예년 대비 경쟁률이 크게 상승했다. 단, 경쟁률 상승을 이끈 의대는 대부분 논술전형이다. 의대 논술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실질 경쟁률은 실제보다 낮은 편이다.

의학계열 경쟁률은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낮다. 수도권 유명의대 일부가 20대 1 이상을 기록했을 뿐 대부분 학생부종합전형 의대는 10대 1 수준이다. 학생부교과전형은 상당히 다양한 지원 경향을 보인다. 모집 인원 규모나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수준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강화된 대입 정보 제공도 의대 경쟁률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각 대학에 자료를 요청해서 공개하는 `어디가(www.adiga.kr)` 사이트나 고교 수합 자료를 바탕으로 하는 `대입상담프로그램`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일선 고교들은 대학에서 홍보하는 입시결과를 반영하는 지원 경향이 뚜렷하다. 예를 들어 전년도 입시 결과가 강세였던 인제대는 2017학년도에서 지원율이 감소했지만 결과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또 문·이과 교차지원이 가능한 고신대도 지원율이 감소했는데 1단계를 7배수로 선발하기 때문에 합격한 학생들도 최종에서는 작년과 유사한 수준에서 최종합격이 되는 결과가 나왔다.

◇대전·충청권 대학 2017 수시 의학계열 분석

의학계열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성적 차이가 거의 없는 최상위권 학생들이다. 때문에 모집 인원 증감에 따라 변화되는 1-2점의 점수가 의학계열의 커트라인을 도미노처럼 변화시킨다. 충남대 교과전형의 경우, 1.2등급대에서 형성된 교과성적의 합격 최저선이 1.1등급대로 급상승했다. 수도권과 근접한 규모 있는 국립대 의대의 이미지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종합전형의 경우도 전국의 우수 학생이 지원하는 경향 속에서 매년 우수한 학생들이 몰린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다. 충북대는 학생부교과전형의 인원이 대폭 확대됐다. 교과성적이 1.1등급 대를 형성했고, 학생부종합전형은 경쟁률이 작년보다 2배 늘었지만 지역에서 선발하는 특성상 충남대보다는 합격가능성이 다소 높았다는 분석이다.

순천향대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교과 일반전형은 예년과 비슷했지만 교과 지역인재전형은 인원수가 증가하면서 소폭 하락했다. 또 학생부종합전형의 일반전형과 지역인재전형도 소규모 선발 탓에 우수한 학생들이 합격한 것으로 풀이됐다. 을지대는 2016학년도보다 지역인재와 일반전형 모두 경쟁률과 성적이 대폭 상승해 1.3등급이 합격 최저선이었다. 건양대는 전년도에 높은 경쟁률과 교과성적의 영향으로 2017 수시에서는 경쟁률이 하락했다.

◇2018학년도 의학계열 지원 전략

2018학년도 대입의 최대 변수는 영어 절대평가다. 영어 절대평가는 의대 수시 전형에 활용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수험생 증가로 이어져 교과 성적의 상승을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6학년도 수시 건양대 의학과 선발과정이 유사한 사례다. 전년도 대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파격적으로 낮췄더니 가파른 교과 상승 현상으로 이어졌다. 2018학년도 수시 의학계열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들은 교과 성적의 상승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점칠 수 있는 대목이다. 여러 가지 변수를 감안할 때 오랫동안 의대 입시를 경험한 현장 교사들이 내놓는 의대 지원 전략은 다음 몇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다양한 전형요소에 따른 변화를 읽고 예측해야 한다. 지원 자격의 변화와 일정의 변동을 살피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려대 학교장추천 전형의 경우, 2016학년도까지는 재수생까지 지원할 수 있었지만 2017학년도는 졸업 예정자에 한해 지원할 수 있도록 자격이 변경돼 재수생은 지원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또 수능 이후에 실시하던 면접을 수능 이전으로 조정했고,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3개 합 4등급`에서 `3개 1등급`으로 변경했다.

둘째, 의학계열 중 최상위권 대학은 대입 일정도 커다란 변수가 된다. 연세대 학생부종합전형이 대표적이다. 연대 학생부종합전형은 서울대와 일정이 같았다. 이로 인해 지원율이 17.18대 1에서 12.76 대 1로 낮아졌고, 수능 시험의 난도 상승 등의 영향이 겹치면서 합격선도 소폭 하락했다.

셋째, 의학계열을 희망하는 지방학생들에게 서울 및 수도권 의대는 `추천전형`이 다소 유리할 뿐 학생부종합전형이나 논술전형으로 합격하는 것은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 추천전형의 경우, 각 학교 1,2등에게만 주어진다. 이에 반해 지방대 의학계열 정원의 일정 비율 이상을 의무적으로 지역 고교 출신자 중에서 선발하는 `지역인재전형`의 선발 인원이 늘어 지방 소재 학생들의 의학계열 진학은 더 유리해질 전망이다. 지역인재전형은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어 합격하는 교과 성적 점수대도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된다. 때문에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 의대 지역인재전형은 `하늘이 준 선물`과도 같다는 말이 오간다. 전년도에 비해 모집인원, 수능 최저학력기준 등의 변경(완화)된 내용을 꼼꼼히 분석한다면 서울 및 수도권 의대를 지원하는 것보다 합격률을 훨씬 높일 수 있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에 매달리면서 시간을 할애하기 보다는 정기고사와 수능 시험 만을 대비하면서 교과성적과 수능에만 투자해도 합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성우 교사는 "대전 등 지역 학생들에게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의대 입시전략은 수능과 교과 성적 향상에 매진하면서 본인이 추천자전형에 포함될 수 있는지 여부를 타진하고, 여의치 않다면 지역인재전형으로 의대를 지원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훈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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