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의 세종시 방문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권역별 민심 투어에 나설 때 세종시 경유는 필수코스다. 이들이 세종시를 찾는 속내는 세종시 수도론 이슈를 건드려 지역 표심을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전략적 판단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사실 충청권 여론을 아우르는데 세종시 수도론 카드야 말로 제격이다. 행정중심도시를 넘어 수도 지위로 격상시키는 문제는 줄곧 지역의 집단정서를 자극해 온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종시는 큰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공히 핵심 포석점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대선주자들 방문도 결국은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적임자임을 주민들에게 각인시키는데 있음을 부정하지 못한다. 이를 증명하듯 몇 몇 대선주자는 대선 국면에서 최소 한번은 세종시 투어를 마쳤다.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 정운찬 전 총리 등이 이 그룹에 속하며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또한 세종시 방문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녀간 사람이든 오겠다는 사람이든 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공통 주제는 세종시 수도론이다. 약간씩 표현은 다르지만 세종시를 명실상부한 수도로 완성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대선주자들의 세종시 언급 내용이 지역민들의 세종시 수도 기대치를 시원스럽게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행정수도 당위론이나 잔여 중앙부처 이전, 국회분원 설치 등이 제시되는데 이 또한 따지고 보면 지난 총선, 지방선거 때에도 등장했던 단골메뉴의 재탕 삼탕이라는 인상이 짙다. 그러다 보니 대선주자 어느 누가 온다고 해도 답은 정해진 것이나 다를 바 없고 손에 딱 잡히는 게 없음을 깨닫게 한다.

누가, 어느 정파가 차기 정부를 이끌든 세종시 수도 완성이라는 이 오래된 숙제는 매듭을 지을 때가 됐다. 정권을 잡겠다고 대선판에 뛰어든 대선주자들이라면 올 대선이 골든타임임을 각성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책임성과 실행력이 담보된 최종적인 공약을 내놓고 국민들 평가를 받는 게 합당하다. 세종시를 그저 표가 나오는 화수분 쯤으로 여기다가는 되로 주고 말로 받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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