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유가폭락, 영국의 브렉시트, 미국의 트럼프대통령 당선 등 금융시장의 예측을 뛰어넘는 이벤트들로 인해 금융시장에 큰 변화가 시작된 분기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기조로 투자자산의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제상황의 변화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은 목표수익률을 충족시키기 위해 주식자산의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연기금인 일본의 GPIF는 아베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2014년 주식 비중을 24%에서 50%로 크게 늘렸다. 이렇듯 목표수익률 충족을 위해 주식자산의 비중 확대는 다른 기관투자자들에게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지만, 국내 시장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성의 굴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매 연초가 되면 여러 기관들과 글로벌 IB들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앞다투어 내놓는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핵심은 성장률 전망뿐만 아니라 글로벌 IB 대부분이 올해 국내주식시장이나 투자등급 전망에 대해서도 모두 비중 축소나 투자등급 하향 의견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전망치가 이렇게 부정적인 것을 보면 우리나라 경제가 정말 큰 위기인가 보다. 물론 이러한 부정적인 전망의 논리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중앙정부 리더십 부재`, `선진국 보호무역 역풍`,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 역학관계 변화` 등이 주된 이유라고 본다.

그런데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됨에도 불구하고 연초 국내 증시는 2000선에서 지루한 박스권 횡보를 이어가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이 IT섹터의 상승만으로 증시가 살아나고 있다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연초에 발표된 부정적인 전망치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이 너무 강한게 아닌지 의문이 든다.

오히려 최근 몇 년간의 박스권 돌파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하에서 1월 들어 실적 추정치가 지속 상향되면서 올해는 좀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수출 지표가 개선되고 있으며, 기업이익의 레벨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실적 모멘텀이 발생하고 있고, 배당 수익률 역시 상승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최근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또한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조심스럽게 국내증시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을 견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2017년에는 대형주 중심의 장세 하에서 저PBR가치주, 산업재, 소재, IT, 금융주가 주도주로 좀 더 부각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올 한해 실적개선을 주도하고 있는 섹터 중심으로 매수 종목군을 압축할 필요가 있으며, 현시점에서는 섹터내 확실한 시장지배력과 타이트한 수급을 바탕으로 실적개선의 가시성이 높은 IT섹터나,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함으로써 실적개선이 가능한 화학·철강 섹터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증시 격언 중에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라는 말이 있다.

2016년 수많은 대형 악재를 버텨내며 그래도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면, 지금이 바로 동트기 전 새벽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광수 유안타증권 골드센터대전점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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