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은 살아있다] ① 국립중앙과학관

가상현실을 체험하기 위해 헤드기어를 쓰고 건물 난간에 앉아 있는 고양이를 구출하는 체험프로그램. 김달호 기자
가상현실을 체험하기 위해 헤드기어를 쓰고 건물 난간에 앉아 있는 고양이를 구출하는 체험프로그램. 김달호 기자
박물관은 과거 사람들이 걸어 온 발자취를 모아놓은 시간의 집약체다. 긴 시간 동안 인류가 발전해 온 모습을 축약해서 보여주고, 비교적 적은 수고로 많은 것을 직접 접할 수 있어 살아 있는 백과사전과도 같다. 그래서 시간을 내어 박물관을 찾는 것은 어쩌면 가장 쉬운 과거와의 만남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박물관은 수집품의 내용에 따라 민속·미술·과학·역사 등 다양한 분야로 나뉜다. 물론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에는 수많은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과학의 도시 대전에는 과학박물관 격인 국립중앙과학관, 백제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충남에는 국립 부여·공주 박물관이 대표적이다. 충청권 곳곳에 산재해 있는 특색 있고, 가볼 만한 박물관들을 소개한다. / 편집자주

과학기술의 요람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에는 과학기술 문화의 전당인 `국립중앙과학관`(이하 과학관)이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에서 과학관이 처음 생긴 때는 1949년. 국민 생활의 과학화를 촉진하고 청소년의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 유발과 창의력 배양에 이바지하기 위해 이때 서울 중구 예장동에 국립과학관으로 최초 개설됐다. 이후 1983년, 과학관 확충 계획에 따라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입지를 선정하고 부지 16만 5000㎡, 건물 2만 8710㎡ 규모의 시설을 5년 간의 공사 끝에, 1990년 10월 9일 완공해 개관했다.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은 1초에 하나씩 봐도 약 2주일이 소요되는 과학기술사물 118만 4265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최근 3년 평균 해마다 114만 9000명이 과학관을 방문해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과학관으로 자리매김 했다. 과학관은 전시물 관람뿐 아니라 최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드론 등 최첨단 신기술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장도 마련돼 있다.

△체험 위주의 창의나래관=창의나래관에서는 AR과 VR, 드론, 4D 체험관 등 다양한 신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초·중등학생에게 인기가 많다. 전시관은 관람객과의 소통을 강조한 첨단과학 테마 전시관이다. 단순한 관람에서 벗어나 관람객의 참여가 가능하도록 쇼앤톡(Show & Talk) 안내 시스템과 몰입을 극대화 하기 위해 1회 관람객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전시해설가가 최신기술의 작동원리를 설명해주고 체험하는 이들은 오감으로 최신기술을 접함으로써 능동적인 체험이 가능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1층에서는 컴퓨터의 명령에 따라 펼쳐지는 화려한 드론 쇼와 드론이 수평을 잡는 원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또 드론의 핵심 기술인 고도제어 기술을 직접 눈앞에서 확인할 수도 있다. 2층은 VR과 AR을 체험할 수 있는 존으로 구성됐다.

포켓몬고의 선풍적인 인기로 증강현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2층에서는 증강현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가상현실을 통해 미션을 해결하는 비밀의 방을 찾아라, 낭떠러지에 있는 고양이를 구출하는 가상현실 게임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또 절벽에서 갑자기 떨어지고 급류에 휘말리는 영상에 맞춰 움직이는 모션베이스 객석과 4D 효과로 액션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가상현실 라이더`가 인기다.

△과학기술 역사 집약된 상설전시관=상설전시관은 `과학과 인간의 조화`라는 주제로 총 3층으로 이뤄져 있다.

2층에는 `세상을 바꾸는 한국의 과학기술`이라는 대주제 아래 과학기술 발전사와 대한민국의 과학기술력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된 근·현대 과학기술 코너와 거중기, 계영배, 대동여지도 등 우리 선조들의 과학 유산들을 만나볼 수 있는 겨레과학기술코너로 구성돼 있다. 특히 근·현대 과학기술코너는 국내에서 개발·생산된 근·현대 과학기술코너가 마련돼 있어 자녀들에게는 교육의 장이, 부모들에게는 추억을 느끼게 한다.

국내에서 최초 양산된 포니자동차, 최초 흑백TV, 휴대폰, 국내기술로 만든 쇄빙선 아라온호를 만나볼 수 있으며 에너지·자원, 전기·전자, 운송기계, 우주, 석유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개발역사들이 모여 있다. 겨레과학기술코너는 과거 선조들의 위대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농사의 필수적인 요소인 비를 측정하기 위해 만든 보물 제 1652호 통영 측우기(진품)가 전시돼 있고,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 동양의 혼천의와 서양의 자명종 원리를 적용한 혼천시계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1층에는 과학원리가 담겨 있는 전시품을 직접 만지며 체험할 수 있는 기초과학코너와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하는 체험형 첨단과학기술 코너, 그리고 미래운송수단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산업기술 코너가 있다. 지하 1층에는 인체와 로봇의 구조를 해부학적으로 보고 듣고 소통하면서 체험할 수 있는 생애주기체험관과 영유아들의 과학체험공간인 꿈아띠체험관이 위치해 있다.

△그 밖의 전시관=오는 17일에는 한반도 땅덩어리와 그 위에 생존해 온, 생물의 탄생과 진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연사관이 개관한다.

45억 년이라는 지구의 역사에서 30억 년 전 태어난 한반도는 선캄브리아 시대부터 신생대까지 다양한 시기에 걸친 지질분포로 우리 땅 자체가 하나의 자연사 박물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00년대부터 수집·보존한 과학사물 약 118만 점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자연사라는 주제로 새로운 자연사관이 곧 찾아온다.

미지의 별과 우주를 향한 꿈과 동경이 담긴 천체관은 23m 초대형 돔 스크린에 천문우주 애니메이션이나 다큐멘터리를 상영하고 계절별 별자리 해설을 진행하고, 우리나라가 세계 세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자기부상열차 체험관에서는 개발사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이를 타볼 수도 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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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위에 설치된 센서가 움직임을 포착해 돌고래의 반응을 조작하는 증강현실 체험관. 김달호 기자
모니터 위에 설치된 센서가 움직임을 포착해 돌고래의 반응을 조작하는 증강현실 체험관. 김달호 기자
국립중앙과학관 전경. 사진=국립중앙과학관 제공
국립중앙과학관 전경. 사진=국립중앙과학관 제공
드론의 고도제한 기술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앞에서 학생들이 기기를 조작하고 있다. 사진=국립중앙과학관 제공
드론의 고도제한 기술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앞에서 학생들이 기기를 조작하고 있다. 사진=국립중앙과학관 제공
VR을 체험할 수 있는 헤드기어를 쓰고 체험 중인 어린이. 사진=국립중앙과학관 제공
VR을 체험할 수 있는 헤드기어를 쓰고 체험 중인 어린이. 사진=국립중앙과학관 제공

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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