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350만 시대다. 고등학생 10명 중 7명이 대학에 진학한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지니 `대학 졸업장=취업`이라는 공식도 오래전에 깨졌다. 미국의 경제학자 해리 덴트가 저서 `The Demographic Cliff(2014)`에서 예고한 인구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고, 고교 졸업생 수와 국내 대학의 입학 정원이 같아지는 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바야흐로 `대학의 위기`다. 학생이 없어서 문 닫는 대학이 속출할 것이라는 소리다. 물론 이런 위기를 희망으로 바꾸는 대학들도 있다. 충남 청양군에 위치한 `충남도립대학교`가 대표적이다.

충남도립대학교는 학비 걱정 없이 평생 기술을 익히는 대학으로 유명하다. 특히 공무원 양성의 요람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2년제 대학이지만 충남도내에서 유일하게 대학창조일자리센터를 유치하고, 교육부 특성화사업에 선정되는 등 4년제 대학 못지 않은 성과로 세계화 정보화 시대의 산업기술인력 육성이라는 건학 이념을 실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정부 중앙부처와 충남도행정부지사 등을 역임한 구본충 총장의 비전과 헌신이 자리하고 있다.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과 행정안전부 윤리복무관, 충남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하면서 `미스터 행정`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다. 취임 4년째를 맞은 구본충 총장에게 충남도립대의 오늘과 내일을 들어봤다.

-충남도립대학교는 어떤 학교인가.

"말 그대로 충청남도가 운영하는 `도립(道立)`대학이다. `인격도야`, `학술연마`, `사회봉사`의 교훈에서 알 수 있듯 교통통신이 열악한 지역에 있는 어려운 학생들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발전을 이끌 우수인재로 양성하기 위해 지난 1998년 3월 19일 개교했다. 당시 10개 학과에 400명의 입학정원으로 청양전문대학으로 출범했다. 2005년 작업치료과, 2006년 경찰행정과를 신설하고, 2008년 자치행정학과 전공심화과정이 신설돼 현재 인문사회계열, 자연과학계열, 공학계열 등 3개 계열 12개 학과 등에 1200여 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충남도립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해 대학의 정체성을 새롭게 했다."

-교명 변경은 매우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구 총장의 치적 중 하나로 꼽히는데.

"교명을 바꾸는 것은 총장 취임전부터 대학구성원들의 숙원 사업이었다. 다른 도립대학은 모두 지역명을 뺐는데 청양군민들이 교명에서 청양이 빠지는 것을 우려해 설득 과정이 길었다. 하지만 학교의 이름은 곧 브랜드다. 청양대에서 충남도립대로 이름을 바꾼 것 만으로도 어떤 대학인지, 어떤 목적으로 설립됐는지, 어떻게 학생들을 양성하는지에 대한 모든 정체성을 설명할 수 있다. 충남도가 예산의 4분의 3을 지원해 학생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공부할 수 있는 대학이고, 100만 원대 초반의 등록금과 학기당 40만 원의 저렴한 기숙사비, 학생의 70% 이상 장학생 혜택, 월 평균 7-8만 원으로 공부할 수 있는 최고의 시스템을 갖춘 학교라는 것을 `충남도립대`라는 이름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다."

-충남도립대는 공무원 양성 특성화대학으로 유명한데 노하우가 있나.

"사실 3개 계열별로 특화된 교육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인문사회계열이 공무원 양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자치행정과, 경찰행정과, 소방과, 토지행정과가 대표적이다. 매년 40명 이상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다. 특히 지난 2015년에는 역대 최고인 62명이 합격했다. 지난해도 42명이 공직에 첫발을 내딛었다. 개교 이래 600명이 넘는 학생들이 공직사회에 진출했다. 학생수 대비 공무원 배출 비율로 보면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특히 소방과의 경우, 졸업생 67명 가운데 30% 정도가 소방공무원에 합격해 전국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든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공무원 합격률이 높은 학과는 입학생의 내신이 2-3등급 이내다. 공무원 양성 특화대학이라는 명성은 입학과 동시에 심화학습실과 계절학기제, 특강 등으로 24시간 공부하는 토대가 마련돼 있기에 가능했다. 특히 해당 학과 교수들은 밤 11시까지 당직을 마다하지 않고, 학생들을 책임 지도한다. 학교와 교수, 교직원의 헌신과 열정이 있기에 맺을 수 있었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계열별 특화된 교육시스템을 좀 더 듣고 싶다.

"인문사회, 자연, 공학 계열별 특성화 시스템이다. 앞서 말한 인문사회계열 외에도 자연계열 학생들의 세계화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글로벌 특성화`를 운영하고, 공학계열 학과에서는 자격증 취득에 초점을 두는 식이다. 자연계열인 호텔관광외식과, 인테리어패션디자인과, 헤어뷰티과 등은 각종 해외 학위 취득과 연수를 지원한다. 캐나다 스프롯쇼 칼리지(SSC·Sprott shaw college), 라셀 칼리지(Laselle College) 등과 MOU를 체결했다. 충남도립대에서 1년을 마치고, 캐나다 현지에서 1년을 공부하면 국내 학위와 해외 학위 2개를 모두 취득할 수 있다. 현지 대학 학비는 장학금으로 지급되며 유학 체제비만 본인이 부담한다. 어학실력이 다소 부족한 학생들은 우리 대학이 운영하는 해외어학연수나 해외 인턴십을 통해 기량을 키울 수 있다. 공학계열은 자격증 취득대비 특강, 야간심화과정 등을 운영한다. 자격증 취득률은 전국 전문대 평균을 웃돌지만 현격한 차이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NCS 기반교육 등 산업현장이 요구하는 지식과 기술을 갖추도록 하는 맞춤형 교육을 통해 졸업과 동시에 취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총장 취임 이후 굵직한 정부 사업에 선정되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고 있다. 구체적인 성과를 들려달라.

"지난해 교육부 특성화사업에 선정됐다. 충남도립대의 `3S+1C 교육인증제`가 환황해권 산업발전을 선도할 실천적 창의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을 적극 강조한 결과다. 3S는 섬김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 주인의식(Owner Spirit), 봉사정신(Social Service), 1C(Career)는 직무능력을 의미한다. 사업 선정으로 3년 동안 매년 10억 여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사실 `3S+1C`는 충남도가 지향하는 `경제비전 2030`을 수행하기 위한 전략적 제도다. 충남도가 설립·운영하는 도립대학인 만큼 충남의 미래를 책임질 직무능력과 인성을 겸비한 실천적 창의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이 요지다. 또 충남도내에서 유일하게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는 `대학창조일자리센터 사업`에 선정된 것도 쾌거다. 전문대로는 처음으로 선정됐다. `취업률 높은 대학`이라는 명성의 저변에는 맞춤형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면접지도 등 취업역량을 키워내는 대학 시스템이 한 몫 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자격증 취득이나 공무원시험 준비 등 입학에서 취업까지 교수들이 1대1 맞춤형으로 지도하는 멘토링 시스템은 우리 학교의 자랑이다."

-취업률 이야기를 좀 해보면 충남도립대는 성공적인 학교로 꼽힌다. 비법이 있나.

"올해 졸업예정자의 취업률은 잠정집계로 67% 정도다. 시살 충남도립대의 강점인 공무원 합격자는 해당년도 졸업생만 반영돼 누적 통계에서는 빠진다. 실제 취업률이 더 높다는 이야기다. 취업률도 중요하지만 최근 들어 `양질`의 취업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전국 각지의 `가족회사`를 통한 맞춤형 취업지도에 나서고 있다. 가족회사는 1인 1사 취업약정형 협약을 통해 운영돼 학생과 기업의 반응이 좋다. 또 학교기업 및 동아리를 기반으로 한 `취·창업 지원`도 강화하고 있는데 `창업&Capstone Design 경진대회`나 `유니크 프로그램 인증체계`, `스쿨 베이스(School based) 성과창출`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소통과 인성을 바탕으로 한 교육 철학이 재임 기간 대학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충남도립대의 미래비전을 듣고 싶다.

"세상살이에서 `소통`과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가치로는 `성실`을 추가하고 싶다. 충남도립대의 미래비전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은 학교 안팎에서 이뤄져야 한다. 학생과 교수, 교직원, 공무원 등이 한 울타리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행정업무 처리과정을 공개해 서로 이해하고, 대학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대학의 미래비전은 구체화된다고 생각한다.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서비스나 직무능력 못지않게 사람의 됨됨이인 인성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이 사회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성실하게 고민하도록 하는 것이 미래비전이 될 것으로 믿는다."

김훈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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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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