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상대적으로 국어와 수학, 탐구 영역의 변별력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그 중 탐구 영역은 국·영·수와 달리 선택 과목이어서 과목별로 선택 인원 수 차이에 따른 등급과 표준점수, 백분위 유·불리 편차가 발생한다. 탐구 영역의 특성상 과목별 난이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기 어렵다는 점도 변수다. 많은 예비 고3 학생들은 탐구 과목 선택을 앞두고 고민에 빠진다. 순간의 선택이 수능의 합격과 불합격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7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탐구 영역은 앞선 수능과 마찬가지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17학년도 수능 채점에 따르면 사회탐구 영역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두 과목은 `생활과윤리`, `사회문화`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선택한 생활과윤리는 16만 여 명(58%)이 응시했다. 반면 `경제` 과목을 선택한 학생은 6731명(2.3%)으로 가장 적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탐구 영역은 매년 응시 인원과 난이도가 과목별로 다르고, 이에 따라 최종 획득 점수도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며 "어떤 탐구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비 고3이 알아야 할 `수능 탐구 영역 선택 가이드`를 짚어봤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 위주로 선택하라

탐구 과목을 정할 때는 학교에 개설된 과목을 우선순위로 할 필요가 있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을 선택하면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기간에 공부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내신과 수능을 동시에 준비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학교 수업을 통해 기본 개념을 확립한 다음 수능에 맞춰 변형, 심화 학습으로 최종 정리까지 완성한다면 수능과 내신에서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성향을 고려한 흥미 있는 과목을 선택하자

물론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 자신의 적성이나 흥미를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라는 이유 만으로 선택했다가 중간에 다른 과목으로 바꾸게 되면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택 기준은 본인의 성향과 적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공부하기 싫은 과목은 내용이 아무리 쉽고, 전체 학습량이 적더라도 학습 효과가 빠르게 상승하기 어렵다. 특히 암기할 내용이 비교적 많은 탐구 과목의 특성상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점수 상승이 더디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지원 희망 대학의 탐구 반영 방법 반드시 확인해야

희망하는 대학의 전형 계획안을 반드시 미리 확인하고, 탐구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대학·모집단위에 따라 탐구 과목 선택에 제한을 두는 경우가 있다. 특히 과학탐구 선택 시, Ⅱ과목에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서로 다른 분야의 Ⅰ+Ⅱ 조합만 인정하는 경우도 있다.

김병진 소장은 "서울대의 경우 서로 다른 분야의 2과목을 선택하도록 규정해 동일과목 Ⅰ+Ⅱ 조합을 제한하고 있다"며 "Ⅱ+Ⅱ 선택자에게는 지원자의 1배수 점수차의 3%를 가산점으로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많은 학생이 응시하는 과목을 선택

주요 대학의 경우, 탐구 성적 반영 시 백분위 점수를 활용해 각 대학의 변환표준점수를 계산해 과목별 난이도에 따른 유·불리를 조정한다. 결국 변환표준점수의 기준이 되는 백분위는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응시인원이 많을수록 등급 확보가 유리하다. 아무리 자신에게 잘 맞는 과목이라 하더라도 응시 인원이 적을 경우 높은 백분위 점수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 당연히 점수 확보도 불리해진다. 결국 전략적 선택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학교 교사나 전문가들이 응시자 수가 많은 탐구 과목을 추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략적으로 어떤 탐구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신중하게 고민하고 탐구 과목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고3 중간에 탐구 과목 바꾸는 것은 `독`

어떤 학생들은 적성에 대한 고민 없이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라는 이유로 탐구 과목을 선택했다가 여름방학 즈음해서 과목을 바꾼다. 이럴 경우 좋은 결과를 내기 힘들다. 오히려 위험한 도박이 된다. 때문에 처음 탐구 과목을 결정할 때부터 적성에 맞는 과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탐구 과목은 한개 과목의 기본 개념을 익히는데 약 60-80시간이 소요된다. 수능까지 남은 기간을 헤아려 보면 탐구 과목을 포함한 주요 과목의 응용, 심화, 마무리 학습까지 하기에는 턱없이 시간이 부족하게 된다. 탐구 과목을 정하는 것은 중간에 선택 과목을 바꾸지 않도록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분야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조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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