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195마리 살처분 … 전북 정읍서 의심신고 접수

올 겨울 전국을 강타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AI)에 이어 구제역이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에서 잇따라 발생해 축산농가와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제역 바이러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6일 오후 6시를 기해 전국 모든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소, 돼지 등 우제류의 이동을 전면 금지하는 이동중지명령을 내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전북 정읍에 있는 한우농가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정밀 검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검사 결과는 오후 늦게나 나올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195마리의 젖소 중 5마리의 젖소 유두에서 수포가 생기는 등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된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 젖소농장이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검사한 결과 `혈청형 O형` 타입의 구제역 바이러스로 최종 확진 되면서 이 농장은 올해 전국 첫 발생농장이 됐다.

구제역 확진 판정은 지난해 3월 충남 홍성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11개월 만의 일이다.

이에 따라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방역 당국은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팀, 중앙기동방역기구를 투입하는 등 긴급 방역조치를 취했으며, 발생농장 반경 3㎞ 이내 99개 농장의 소와 돼지 1만여 마리에 대해선 이동을 제한했다.

또 이 농장에서 키우던 소 195마리를 모두 살처분하고 보은에서 사육 중인 소·돼지 5만 6000마리를 비롯해 도내 360개 젖소 사육농장 전체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농장주 A씨는 "자식 같은 소들을 땅에 묻는 마음이 죽고 싶을 지경"이라고 착잡한 마음을 표현했다.

방역 당국은 충북에 설치된 기존 조류 인플루엔자(AI) 거점 소독소 28곳을 구제역 겸용 소독소로 전환하고 소독소 3곳을 추가 설치했다.

송석부 보은군 축산단체연합회장은 "소 구제역이 발생한 것도 처음이지만, 젖소 195마리가 한꺼번에 살 처분된 충격적인 상황도 초유의 일"이라며 "축산농가마다 혹시 모를 전염원을 차단하기 위해 외부인 출입을 막는 등 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은군은 확산을 막기 위해 가축시장을 폐쇄하고, 사람이 모이는 모든 행사나 교육도 전면중단했다.

보은군청 구영수 농축산과장은 "앞으로 1주일 정도가 구제역 확산여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이 기간 거점소독소를 확대 운영하는 등 방역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곽상훈·손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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