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약물·주사치료 병행 호전 가능

섬유근육통은 만성적인 전신의 통증과 피로감, 수면장애 및 압통점을 특징으로 하는 류마티스 질환의 한 종류로 예전에는 섬유조직염, 섬유근통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주로 중년의 여성에서 발생하며 나이가 들수록 많아져서 60대 여성의 경우 10명 중 1명이 이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략 전체 인구의 2-4%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내과에 내원하는 환자 중 약 6%, 류마티스 내과를 방문하는 환자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나 아직까지 질환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많은 환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섬유근육통의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전신의 통증이다. `온 몸이 쑤시고 아프다`, `안 아픈 곳이 없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목과 허리, 양 어깨·팔다리를 포함해 상하좌우에 걸쳐 만성적이 통증이 있다. 통증 외에도 피로, 수면장애와 같은 증상이 흔히 동반된다. 80% 정도의 환자는 일상 생활에 불편함을 줄 정도 이상의 피로감을 호소하며 일부 환자의 경우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개운하지 않고 잠을 자주 깨기도 한다.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삶의 의욕이 저하돼 우울증을 동반하기도 하는데 60%의 환자가 적어도 한번 이상의 우울증을 경험하게 된다. 활동 후에는 전신의 통증과 뻣뻣함이 악화되기도 하며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손목과 손 관절에 통증을 호소하기도 해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잘못 진단을 하는 경우도 있다. 편두통, 과민성대장증후군(복통과 설사, 변비가 교대로 반복됨), 월경곤란(월경시의 복통, 전신통), 과민성방광(소변을 봐도 다 본 것 같지 않고 자주 봄)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섬유근육통은 관절의 파괴나 변형이 발생하지는 않으며 적절한 치료로 호전이 가능하다. 걷기 달리기 등의 운동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과도하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계획에 따라 본인에게 맞는 적절한 강도의 운동을 찾아야 한다. 통증의 치료에는 근육이완제, 항우울제, 칼슘차단제, 단순진통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등을 사용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마취제나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통증 부위에 대한 주사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스테로이드 주사의 경우는 남용하거나 오용할 경우 문제가 크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근래에는 칼슘차단제 등의 약물과 항우울제 계열의 약제를 사용해서 보다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폐경증상이 동반된 경우 통증과 피로감이 상승하므로 동반질환 유무도 반드시 확인해 치료하도록 한다. 우울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개인에 따라 치료 반응이 다양하고 각 개인의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 정도에 따라 증상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도 한다.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악물의 조합을 찾는 데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도 해서 인내심이 필요하며 치료자에 대한 믿음이 또한 중요하다. 환자뿐만 아니라 주위 가족들의 환자가 겪고 있는 질환에 대한 이해가 동반될 경우에 더 나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청일 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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