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일 탄핵 정국 속에서 65번째 생일을 맞아 청와대 관저에서 한광옥 비서실장 및 수석비서관 전원과 오찬을 함께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이 한 비서실장에게 전화하는 형식을 빌어 박 대통령에게 안부 인사를 전했다.

당초 박 대통령은 직무정지 상태인 상황을 감안해 별다른 자축행사 없이 조용히 지낼 예정이었으나 생일 축하인사차 관저로 찾아가겠다는 참모진의 의견을 전달받은 뒤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9일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이후 참모진과 식사를 한 것은 지난 1월 1일 `떡국 조찬`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생일 때 참석했던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 안종범 경제수석,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현재 구속 기소된 상태여서 분위기는 밝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박 대통령은 특검 압수수색과 대통령 대면조사 등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현안과 관련해서는 입을 다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예년과 달리 조촐한 생일을 보내면서도 탄핵심판 쟁점사항 등에 대한 법리 대응에 주력했음직하다.

당장 다음 주쯤으로 전망되는 특별검사팀의 대면조사가 기다리고 있어 생일을 자축할 여유가 없는 형편이다.

여기에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퇴임으로 `8인 체제`로 재편된 헌재가 빠르면 이달 말 탄핵 인용 또는 기각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법적 대응에 몰두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특별검사팀의 압수수색 추진에 대해 "기존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청와대 경내 진입 불허 방침을 거듭 내놓았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특검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청와대가 경호실 등 3곳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군사상·공무상 비밀을 들어 경내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고, 그 대신 특검팀에 자료를 임의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서울=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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