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 앞 바다가 불야성(不夜城)이 되어 있있다. 1000t급의 큰 배 3척이 나란히 붙여 정박해 있었고 모두 불빛이 환하고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모두가 우리 어부들을 위해 나와 있습니다."

선장이 다니엘 교수가 질문에 답했다.

세 척의 배들 중의 하나는 세관원들과 어업조합원들이 타고 있었다. 참치와 새치들을 잡은 어선이 항구 안쪽에 있는 경매장까지 들어가 잡은 고기를 경매에 붙이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그 배는 항구 밖까지 나와 경매를 약식으로 신속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배는 어부들의 귀환을 환영하고 구경하려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타고 있었다. 벌거숭이가 되어 날뛰고 있는 어부들의 모습은 그들을 즐겁게 했다.

세 번째 배는 가장 큰 배였고 가장 화려한 배였다.

뭣하는 배냐고…..

그 배에는 수십 개의 술집이 있었으며 화려한 옷을 입는 여자종업원들이 큰 소리로 호객을 하고 있었다. 보통 술을 따라주는 여인들만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배 안은 유곽도 있었다. 당시 일본은 유곽이 공인되고 있었으므로 그들은 항구밖에까지 나와 영업을 했다.

배 안에 들어선 유곽들은 성황이었다. 오래도록 바다에서 여인을 접하지 못해 굶주려 있던 바다의 사나이는 성급하게 물불을 가리지 않고 여인들에게 덤벼 들었고 거기까지 나간 여인들이 그걸 마다할 리도 없었다.

"저런 것을 보고 일본 어부들의 성 도덕을 탓하지 마세요. 어부나 선원들은 어디에 가도 남자 아니겠습니까."

하긴 그랬다. 세계 각국 어느 항구에 가도 술과 여인은 흔한 것이었다.

항구 밖에 정박해 있는 세 번째 배는 바다에 나간 어부들이 잡아온 참치와 새치를 구입하려는 상인들과 고급 음식점의 주인들이 타고 있었다. 그들은 어부들이 잡아온 참치와 새치를 바로 구입하려고 했다. 특히 동경이나 대만 등 큰 도시의 오래된 고급요정들은 선명한 선지가 스며나오는 신선한 회나 스시를 내놓으려고 했다. 그들은 그렇기 위해서는 항구 앞 바다에까지 나와 있었다.

"그런 횟감은 부르는 것이 값입니다. 참치나 새치 한 마리 값이 웬만한 집 한 채 값이나 나갑니다."

다니엘 교수는 그 세 번째 배에 가봤다. 배 갑판 위에 참치 한 마리와 새치 한 마리가 있었고 그 주위에 수십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 참치와 새치들을 팔려는 어부들과 그걸 살려는 상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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