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나라 일본의 어부들은 모험을 좋아하고 전통을 지키려는 사람들이었다. 그 쓰킨보 배도 그날 새치 사냥을 그것으로 끝내지 않았다.

그들은 잡은 대왕문어는 덤으로 알고 문어를 죽이고 도망가고 있는 흑새치를 계속 쫓기로 했다. 한 번 노린 고기는 절대로 놓치지 않으려는 것이 그들의 근성이고 집념이었다.

그 쓰킨보 배는 끄떡 끄떡하면서 전속력으로 도망가고 있는 흑새치를 추격했다.

도망가는 흑새치도 그걸 두려워하지 않고 천천히 도망가지 않았다. 따라오려면 따라오라는 태도 같았다.

"됐어. 이젠 됐어. 50m쯤 된다."

감시탑 위에서 감시원이 신이나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선장은 다시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신중했다. 그는 바다의 상층과 중층 사이를 오르내리면서 도망가는 흑새치를 침착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기회가 왔다. 흑새치의 등지느러미가 크게 바다 표면 위로 떠올랐을 때 선장은 혼신의 힘을 다해 쓰킨보 작살을 던졌다. 거리는 20m였다.

쓰킨보 작살은 정확하게 흑새치의 등을 찍었다. 충격을 받은 흑새치가 길길이 뛰어올랐으나 도망가지는 못했다. 작살에 연결된 굵은 줄이 뻗어나갔고 배가 멈칫했다. 4m의 괴어가 계속 배를 끌고 가려는 힘이었다.

"됐어."

쓰킨보 배가 전진을 멈추었다. 더 이상 전진할 필요가 없었다. 쓰킨보 배는 전진을 멈추었으나 그래도 천천히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괴어 흑새치의 힘이었다. 선장은 그대로 흑새치가 배를 끌고 가도록 내버려두고 녀석의 힘을 빼려고 했다.

놀라운 힘이었다. 녀석은 계속 몇 10m나 쓰킨보 배를 끌고 가다가 서서히 힘이 빠지고 있었다.

쓰킨보 배의 갑판에서 선원들이 환성을 지르고 있었다. 이제 그날의 새치사냥은 끝났다.

쓰킨보 배는 그래서 그날 사냥의 마지막 작업을 했다.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었으나 그래도 그 작업으로 잡은 흑새치를 배 위에 끌어올리지 않으면 추격해 오는 상어떼들에게 빼앗기게 된다.

쓰킨보 배는 무거운 대왕문어와 흑새치를 싣고 거의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듯이 하면서 항구로 돌아갔다. 감시대 위에서는 만선을 알리는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쓰킨보 배가 그날 어두워질 무렵 항구에 가까워지고 있을 때 항구 가까이에 있는 바다에 찬란한 불빛들이 보였다. 참치와 새치를 잡으러 나간 어선들을 마중하는 큰 배들이었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