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청과 5~15% 등 전체 매출 하락

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된 후 처음 설을 맞은 가운데, 지역 백화점의 매출이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5만 원 이하 상품에 대한 매출액은 늘어났지만 정육·굴비 등 전통적인 강세를 보인 선물세트의 판매액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매출액이 하락했다.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점은 지난 9일부터 설 선물세트 판매를 시작했다. 갤러리아는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만큼 5만 원 이하의 상품을 약 20% 이상 추가로 구성하는 등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판매전략을 전격 수정했다.

이에 따라 5만 원 이하의 선물세트가 주를 이루고 있는 가공식품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6% 늘어났으며, 5만 원 이하의 와인 비노 494의 매출도 1% 매출이 늘어났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강세를 이어 온 정육·청과·야채·수산 등 대부분의 선물세트는 5-15%까지의 `역신장`을 기록하며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판매가 저조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예상했던 대로 5만 원 이하의 상품의 매출액이 늘어났다.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일반 소비자들도 상품 구매시 상한선을 정해놓은 경향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라며 "전통적인 강세를 보이던 상품이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은 청탁금지법의 위력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6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설 선물세트 제안행사에서 정육 선물세트는 전년보다 매출이 15% 하락했고, 굴비는 18% 감소하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반면 5만 원 이하의 선물세트가 주를 이루는 통조림·식용유 등 가공식품과 샴푸·치약 등 생활용품 선물세트는 전녀보다 55% 더 팔렸고, 홍삼·비타민 등 건강식품 선물세트도 매출액이 약 5%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5만 원 이하의 상품은 불티나게 팔렸지만 그 이외의 상품은 전년보다 못한 실적을 냈다"며 "결과적으로 전체매출이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매출하락으로 백화점은 울상을 짓는 반면 일반 소비자들은 청탁금지법을 반색하는 분위기이다. 그동안 백화점에서는 5만 원 이하의 상품이 다양하지 않아 선택의 폭이 좁았는데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다양한 상품을 구성하면서 선택의 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박성현(33·대전 중구) 씨는 "지난 추석만 해도 5만 원 이하의 상품을 백화점에서 구입하는 것은 사치라고 느꼈었다. 하지만 이번 명절을 앞두고는 백화점이 다양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아 유익했다"며 "이번 명절을 앞두고 5만 원 이하의 정육세트, 건강식품, 과일세트 등을 지인에게 전해주려고 백화점에서 구입했다"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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