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시국풍자 전시회를 주최한 것으로 밝혀져 호된 역풍을 맞고 있다. 대통령 풍자 누드 그림 한 점이 화근이 됐다.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라는 작품을 패러디했다고는 하지만 여성 대통령 얼굴을 합성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이라는 합리적인 심증이 굳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물론, 국민의당 소속 여성 의원들도 어제 일제히 입장 표명을 통해 표 의원을 질타했을 정도라면 상식과 사회 상규를 넘어섰다고 볼 수밖에 없다.

3당 소속 여성 의원들은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여성' 대통령, '여성' 정치인에 대한 혐오와 성적 대상화 방식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는데 당연한 질타다. 최고 공직자인 대통령도 풍자와 해학, 경우에 따라서는 희화화의 객체가 될 수 있으며, 이런 예술적 접근과 해석은 존중돼야 한다. 그림 한점, 시사만평 한 컷이 열 마디 백 마디 말보다 정곡을 찌르는 효과를 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런 작품을 소비해 가면서 카타르시스를 얻는다고 보면 된다. 이런 행위는 당연히 표현의 자유, 창작의 자유 가치와 맞물린다. 다만 표 의원을 코너로 몰고 있는 대통령 나체 합성 그림은 사정이 다르다고 봐야 한다. 대통령을 비꼰 예술의 영역으로 수렴한 것으로 여기면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문제의 그림은 다분히 '여성' 대통령을 욕보이는 듯한 이미지가 강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표 의원 패착은 그런 전시회를 '알선'했다는 점에 있고, 특히 해당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표 의원 자신을 발탁한 문재인 전 대표도 사안의 심각성을 우려했는지 어제 "민망하고 유감스런 일"이라며 품격과 절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표 의원 파문에 대해 두 갈래 대응 절차가 예정돼 있다. 하나는 민주당 최고위가 결정한 당 윤리심판원 회부이고, 다른 갈래인 국회 윤리특위 제소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둘 다 징계를 전제로 하는 것인 만큼 책임성에 상응한 결론이 도출돼야 마땅하다. 그는 비교적 구설이 잦은 편이며 지명도 있는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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