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문화`를 떼고 `예술인 신년하례회`로 했다가 지적을 받았는데 올해는 명칭이 `문화예술인 신년하례회`로 바뀐 것 빼곤 내용이 달라진 건 없네요."

지역 문화예술계의 한 원로는 24일 대전예총 주최로 대전 유성구 도룡동 호텔ICC에서 열린 `2017 대전문화예술가족 신년하례회`에 참석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대전예총 소속 예술단체만 대접하는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원로 문화인은 "대전예총이 주최한 지난해 행사에 이어 올해도 보면 큰 행사를 맡아서 할 준비가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면서 "문화예술계 활용을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보완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예총이 주최한 올해 신년하례회가 뒷말을 낳고 있다. 이날 신년하례회엔 `문화예술인`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문화예술계 참석자는 절반에 불과했다.

올해로 8회를 맞는 문화예술인 신년하례회는 지역 문화예술인 만남의 기회로 자리매김 하는 한편 특히 원로 예술인들이 자긍심을 갖고 후배 예술인을 만나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열리고 있지만, 지난해 대전예총이 대전문화재단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후 잡음이 인 바 있다.

대전예총이 신년하례회 명칭을 문화예술인이 아닌 `예술인 신년하례회`로 하면서 지역 문화원 등 문화계의 강한 반발을 샀고, 결국 대전시의회 업무보고에서 대전문화재단에 다시 행사를 이관하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그러나 올해도 주최측은 바뀌지 않았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문화재단이 맡고 있는 사업이 너무 많고 대전예총이 지역 예술인단체 중 가장 크기 때문에 연속으로 맡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내용도 여전히 예술인 위주라는 평이다. 지난해 신년하례회는 예술인 시상식과 교육, 공연 등이 진행됐는데 올해는 예술인들의 식전 및 식후 공연으로만 구성됐다.

이러다 보니 일부 지역 문화예술기관 수장은 불참하기도 했다.

심지어 주최측에서는 불참 여부를 몰랐던 듯 떡자르기 자리에 불참자를 호명까지 했다. 불참한 한 문화예술기관 대표는 "문화예술인이라는 명칭답게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내용을 보면 한 단체의 행사처럼 보인다"며 "문화예술계가 함께 교감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닌 여전히 대전예총만의 행사처럼 운영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운영 미숙이 계속 도마에 오른다면 분명 이유는 있다.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지 않게 하는 방법은 대전예총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강은선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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