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공산성 야경
공주 공산성 야경
겨울답지 않게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다 모처럼 눈다운 눈이 내리고 찬바람이 불었습니다.

겨울의 막바지 문턱에 있는 설날이 다가왔음을 알리는 날씨이지만, 최대 명절 설을 맞는 우리 마음은 함박눈 눈송이처럼 부풀어오르고 설레야 할 텐데요….

국정농단이다 뭐다, 대통령선거는 일찍 치러야 한다는 탓에 좀 혼돈스럽고 예전 같지 않은 경기에 마음이 얼어붙어 싱숭생숭합니다.

그래도 설은 설이지요.

세월이 흘러 세태가 좀 변했다고 해도,

곰곰 생각하고 생각해보면 설은 따뜻한 마음의 고향입니다.

어려워도, 아무리 어려워도

멀리 떨어진 고향에서 찾아올 자식을 걱정하며 어릴 적 옛맛 그대로 설음식을 준비하고 있을… 주름살 깊게 패인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슴 한켠이 저려옵니다.

차표 구하기 어렵다고 해도, 오가는 길이 막힌다고 해도

사립문 밖에 나와 찬바람을 맞으며 자식이 언제 오는지 내다볼 노부모를 생각하면 그대로 앉아 있을 수만은 없겠습니다.

자식들 앞세우고 고향으로 가야겠습니다.

굵디 굵은 손마디로 1년 새 부쩍 커버린 손자손녀들 손과 얼굴도 만져보도록 해드려야지요.

고향집 아랫목에 춥지 않게 불 지피고 주무시는지도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설은 부모자식, 할아버지할머니 손자손녀의 따뜻하고 애닯은 마음을 확인하고 나누는

마음의 고향입니다. 류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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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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