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시 선두 문재인 이길 대항마 부각에 주력.

민주당의 조기 대선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경선을 앞두고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간 2위 다툼이 치열하다.

문재인 전 대표가 독주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비문 정서도 만만치 않은 만큼 굳건한 2위에 올라선다면 결선투표에서 역전을 노릴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특히 양 측은 대선 키워드와 주요 공약 등을 놓고 치열한 상호공방을 펼치는가 하면 출마선언 장소와 시점을 놓고도 묘한 대립 구도를 형성해 관심이 쏠린다.

문 전 대표에 이어 2중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최근 들어 각각 상대에 화력을 집중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우선 이재명 성남시장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을 두고 양측간 공방이 치열하다.

이 시장이 국민 약 2800만 명에게 생애주기별로 100만 원 지급을 골자로 한 기본소득 정책을 핵심공약으로 제시한 것과 관련, 안 지사는 "세금을 누구에게 더 나눠주는 정치는 답이 아니다. 국민은 공짜 밥을 원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 시장 측인 제윤경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복지를 공짜 밥 논쟁으로 끌고 가는 것 자체가 모욕적이란 걸 모르시냐"며 "기본소득 등의 새로운 실험은 공짜 밥과 다른 성격의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기본기가 없으면 다음(차차기)도 어렵다"고도 했다.

안 지사 측도 발끈했다. 최근 안 캠프에 합류한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은 "상대를 존중해주시라는 부탁을 드린다. 언어폭력 수준이 아니라면, 후보간의 경쟁과정에서 나온 상대에 대한 비판은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셨으면 한다. 기본기까지 말씀하시기에 드리는 글"이라고 제 의원의 페이스북에 댓글을 달았다.

심지어 이 시장은 안 지사에 대해 "세금을 아껴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지출하는 것을 두고 `나눠준다`고 표현한 것인데 민주공화국을 제대로 이해한 것일까 생각이 든다. (안 지사가) 좀 실망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출마선언 장소와 관련에서도 신경전이 펼쳐지는 모습이다.

안 지사는 지난 22일 대학로 소극장에서 `5시간 연속 즉문즉답`이라는 파격적 형식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시대교체와 민주주의 회복`을 앞세운 그는 뿌리를 같이하는 문 전 대표와도 분명한 대립 각을 세웠다. 특히 최근 문 전 대표의 사드 배치와 관련한 애매한 태도, 군 복무기간 단축 공약 등을 비판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네거티브는 자제하더라도 정책 분야에서는 과감히 비판함으로써 비문 세력 뿐 아니라 친노 그룹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안 지사의 출마선언 다음날인 23일 이 시장은 자신이 어린 시절 일했던 성남의 한 공장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촛불 정국에 급등했던 지지율이 다소 빠지기는 했지만, 잠재력이 확인된 만큼 `빈민 소년공 출신 대통령 후보`라는 이력을 환기시키겠다는 의도로 평가된다. 전국적으로 시선을 끌었던 성남 시정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실력 있는 진보`임을 국민들이 제대로 평가한다면 비문 세력도 자연스레 규합될 것이라는 기대다.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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