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만나 보수 통합에 공감

-특정정당 합류보다 제3지대서 개헌 매개로 통합 추진 가능성

-충청 의원 가세여부 및 시점도 주목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보수통합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창당 또는 기존 정당 선택을 목전에 둔 반 전 총장이 바른정당을 포함한 제3지대 중진급 인사들과 연이어 접촉한데 이어 새누리당 초재선의원과의 회동에 나선 것이다. 반 전 총장의 초기 선택과 보수통합 방식은 이번 조기 대선 국면에서 최고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반 전 총장과 행보를 같이 할 것으로 점쳐졌던 충청출신 의원들의 가세 시점 및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반 전 총장은 23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10명과 만나 "지금이야말로 대타협을 통해 대통합을 이뤄야 할 때"라며 "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전 국민이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면 모든 계층, 특히 젊은 계층에 희망을 주면 그들이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 동력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탁했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서 반 전 총장은 기존 정당에 들어가기보다 제3지대의 중심의 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가 내세운 `정치교체`를 위해 개헌의 시급성을 강조해 이번 조기 대선에서 개헌을 매개로 한 보수통합에 나설 것임을 내비치기도 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몇몇 참석자가 제3지대론을 언급하자 "여러분이 생각하는 대로 그렇게 나갈 것"이라고 말했으며, 바른정당이나 국민의당, 새누리당 등 기존 전당에 입당하기 보다 제3지대에서 정치세력화를 모색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또 `보수 대통합의 구심점이 돼 달라`는 참석자들의 요구에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30년 된 헌법을 고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이번 선거 초기에는 제3지대에서 보수 통합을 추진할 것이며, 개헌을 매개로 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평가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참석한 의원들에게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치적으로 같이 했으면 한다는 의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에는 바른정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만나 자신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반 전 총장 측은 "정당과는 별개로 개인과 만난 것"이라고 말해 바른정당과의 합류가 아닌, 오 전 시장을 자신의 캠프로 영입하려는 데 무게를 둔 것이라는 평가다. 22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주도하는 국민주권개혁회의 출범식에 참석해 "창립을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전한 것도 `러브콜`로 해석된다.

이처럼 반 전 총장이 제 3지대에서 보수통합을 구체화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초부터 행보를 같이 할 것으로 예상됐던 충청권 의원들의 합류 시점과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반 전 총장이 특정정당에 입당하는 게 아니라면 굳이 합류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데 공감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규모는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한 의원은 "특별한 지지모임이 구성된 것은 아니지만,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 외에도 상당수 의원들이 반 전 총장의 리더십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일부는 조기에 합류함으로써 대선캠프를 안정화해야 한다는 이들도 있으나, 당분간은 캠프외부에서의 활동이 더 중요하다는 게 중론"이라고 설명했다.서울=송신용·송충원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