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행사는 충청권 단체장은 물론 충청향우회중앙회 임원단, 전국 152개 지역향우회장 등 1000여 명이 참석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이날도 권선택 대전시장과 이춘희 세종시장, 새누리당 정우택 정진석 성일종 의원, 바른정당 홍문표 의원 등이 참석 뜻을 알려왔다.
특히 충청대망론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정운찬 전 국무총리, 이인제 전 의원 등 충청 출신 대권주자들이 일제히 얼굴을 비칠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의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신년교례회는 이날 밤 주요 참석 대상자들에게 행사를 취소하는 문자 메지지가 발송되면서 없던 일이 됐다.
향우들의 문의가 빗발쳤지만 중앙회 측은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아 더 큰 반발을 샀다.
행사를 열지 않기로 한 것은 반 전 총장의 불참 통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 측은 갑작스런 일정 변경을 이유로 참석하기 어렵다는 뜻을 완곡하게 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한열 총재는 "참석을 약속했던 반기문 전 총장이 오후에 불참을 통보해와 행사를 뒤로 미뤘다"며 "정기총회가 열리는 2월 15일에 다시 개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집행부 내부에서 늦게까지 항의가 이어졌다.
향우들의 친목을 도모하는 순수한 행사를 총재 개인의 정치적 의도에 따라 좌지우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 향우는 "역대 대선에서 보듯 충청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었다"며 "힘을 합치기는 커녕 내부 균열로 행사의 순수한 취지마저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중앙회의 한 간부는 "충청대망론은 여야를 떠나 충정 정신을 구현할 후보를 밀자는 게 아니겠느냐"며 "특정인을 염두에 둔 행사 개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충청향우회중앙회는 대전과 세종, 충남·북 등의 출향 향우 700만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전국 150여 개 지역 향우회 및 해외지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송신용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