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국제포토저널리즘전 성황]

이제 곧 8번째 아이를 낳을 예정인 에딜란과 3명의 자녀들. 그녀는 정부 주거 프로그램을 통해서 넓은 주택을 제공받았지만, 유감스럽게도 마약범들과 마약범들의 가족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피터 바우자 `코파카바나 팰리스`.
이제 곧 8번째 아이를 낳을 예정인 에딜란과 3명의 자녀들. 그녀는 정부 주거 프로그램을 통해서 넓은 주택을 제공받았지만, 유감스럽게도 마약범들과 마약범들의 가족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피터 바우자 `코파카바나 팰리스`.
엄혹하면서도 냉정한 국제관계, 그리고 어떠한 가치에도 양보할 수 없는 인도주의 본연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과 통찰의 지평을 높이는 계기였다.

지난해 10월 20일부터 지난 20일까지 장장 3개월간, 정확히는 휴관일 없이 93일간 대전 중구 선화동 대전근현대사전시관(옛 충남도청)에서 대전 시민들과 함께한 `대전 국제포토저널리즘전(Visa pour l`Image-2016 Daejeon)`에 대한 다양한 반응과 의견, 평가를 종합하면 이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유흥식 천주교 대전교구장은 "인간은 모두 행복하게 살아야 하지만 인간의 이기심과 물질에 대한 욕심 때문에 일어나는 비극과 참상을 보았다. 언제든지 우리는 사람이냐 물건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을 겪게 되는데, 사람을 귀하게 여길 때 더불어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도 "대전 국제 포토저널리즘전에 전시된 사진은 역사성과 예술성을 함께 갖추고 있는 것 같다. 사진은 역사의 모든 것을 담고 있으며, 또 우리들이 미래를 어떻게 열어가야 할지 영감을 얻게 해준다"고 말했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시민들의 커지는 예술적 소양에 주목했다. 권 시장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역사를 바꾼 생생한 현장의 모습을 담은 보도사진을 시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대전 국제 포토저널리즘전은 시민들의 예술적 소양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지역사회 오피니언 리더들만 주목한 게 아니다. 대전국제포토저널리즘전이 개막하자마자 지역의 사진작가 및 사진애호가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대전은 물론 인근 청주·금산·부여 등지의 프로 및 아마추어 사진작가는 물론 서울에서도 카메라를 메고 온 사진작가, 애호가들도 많았다.

미래의 언론인를 꿈꾸고 있는 대학생, 자신의 앞날을 설계하는 중·고등학생과 부모의 손을 붙잡고 온 어린이들이 관람객 대열에 합류하면서 나이와 직업·성별을 넘어선 기념비적인 전시회가 됐다. 대전시청과 대전시의회, 대전시교육청 등 공공기관의 단체관람도 줄을 이었다. 이와 함께 인도주의와 인간성 회복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게 됐다는 반응도 많았다.

이효성 청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인쇄매체라는 것은 시공간을 초월해 아주 많은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시된 사진들은 과거, 현재, 미래에 전할 수 있는 순간에다 예술성까지 가미하고 있는 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규복 국군간호사관학교 1학년 생도는 "에볼라에 감염되고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진 사람의 사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에볼라가 우리나라에서 창궐하지는 않았지만 생생한 현장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니 실상이 와 닿는다"고 전했다.

더글러스 던컨의 사진에 주목한 대전고 1학년 박종석 군은 "그동안 한국전쟁에 대해서는 책이나 글로만 접했을 뿐, 이렇게 많은 사진을 본 적이 없었다. 사진을 보면서 당시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사는 주부 이선화 씨는 "시리아 내전, 야지디족 여성에 대한 사진을 보고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우리가 사는 지구 저편에 이런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니 마음이 무겁다"고 전했다.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 공식 인증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지역의 전시회 역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대전 국제포토저널리즘전은 매년 프랑스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포토저널리즘 페스티벌 `비자 뿌르 리마쥬-페르피냥(Visa pour l`Image-Perpignan)`을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인 전시회다.

`오늘 비극의 기록… 내일 희망을 그린다`라는 부제 아래 매그넘, AFP,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전 세계 유수 언론매체 소속 사진기자 및 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총 257점의 사진을 선보인 가운데, 델핀 를뤼 비자 뿌르 리마쥬-페르피냥 부집행위원장은 "대전에서 이번 특별전을 여는 것은 위대한 도전이었다"며 "이 전시회가 열린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외부 세계에 문을 여는 것과 한국인들의 배움의 열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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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FK 에볼라 센터로 후송되는 제임스 도르보(8). 그의 아빠는 먼저 그를 가까운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병원 직원은 에볼라가 두려워 그의 치료를 꺼렸다. 제임스는 아빠와 JFK 에볼라 센터로 갔으나 입원 허가를 받기 위해 몇 시간 동안 먼지 날리는 밖의 도로에 누워 기다려야만 했다.
JFK 에볼라 센터로 후송되는 제임스 도르보(8). 그의 아빠는 먼저 그를 가까운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병원 직원은 에볼라가 두려워 그의 치료를 꺼렸다. 제임스는 아빠와 JFK 에볼라 센터로 갔으나 입원 허가를 받기 위해 몇 시간 동안 먼지 날리는 밖의 도로에 누워 기다려야만 했다.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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