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이후 전국을 순회하며 존재감을 보여준 것으로 몸을 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반 전 총장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 자신의 정치적 진로와 관련해 결심을 굳혀가고 있는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당초 설 연휴 이전까지는 민생 현장을 돌며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하는 한편 국내 복귀 인사 형식을 빌어 외교·안보 분야의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생각이었지만 귀국 열흘을 넘기며 보다 걸음을 빨리하는 인상이다.

이는 지지율 상승이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칫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머물 경우 대선 정국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한 채 끌려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음직하다.

반 전 총장은 자신의 정치적 행보와 관련해 최측근들에게도 구체적 구상을 내비치지 않은 채 숙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선택지는 기존 정당 입당과 창당, 연대 등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다만, 어떤 경우든 장단점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고심이 깊어가는 모양새다.

기존 정당을 택하더라도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배제한 상태다.

결국 바른정당 또는 국민의당에 입당하는 카드인데, 자칫 서둘러 입당했다가 당내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제3지대 연대 등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데 고민이 있다.

아울러 창당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연대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의 큰 그림은 이번 주 예정된 관훈클럽 토론회(25일)를 전후해 대체적 아우트라인을 드러낼 전망이다.

대선 출마 선언을 서두르지 않되 그동안 다소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정책 및 비전을 구체적으로 내놓을 것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예비 캠프 구실을 해 온 `마포팀`도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고, 조직을 체계화할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 측의 한 핵심 관계자는 "구체적인 정책과 비전으로 반전을 꾀해야 할 시점"이라며 "관훈토론회 등이 그 자리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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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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