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20일(현지시간)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다. 대선기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공언했고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만큼 각종 정책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 신 고립주의, 보호무역 등 미국 우선주의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미국을 이끌고 갈 수가 있다. 미국이 새로운 불확실성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트럼프 취임으로 한미동맹 등 외교·안보에서도 커다란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무역수지 흑자를 내면서도 방위비는 적게 낸다는 `안보 무임승차론`이 힘을 받을 전망이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는 시간문제일뿐 범위와 강도가 관건이라는 얘기가 벌써 나오고 있다. 북한과 중국에 대해선 `힘을 통한 평화` 등 초강경 입장을 밝혀 한미동맹과 한중 동반자관계를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한국이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경제는 그렇지않아도 살얼음판인데 위험요인이 더 많아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일자리 욕심이 갈수록 집요해지는 것도 우리에게는 큰 부담이다. 대책은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것밖에 없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자동차가 31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전격 발표했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장신설을 시사한 이유다. 환율로 우리 경제를 압박할 수도 있다. 현재도 환율 감시 대상국에 올려놓고 있지만 수위를 대폭 강화하고 주력 수출품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 보복 카드는 언제라도 나올 수 있다.

 외교·안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급변하고 경제도 먹구름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와는 아직 협상조차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향후 6개월이 한국의 입장을 반영할 `골든타임`이지만 탄핵정국으로 국가 리더십은 부재 상태다. 기업들도 특검수사 등으로 어지럽기는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방`보다 `비즈니스 파트너`로 대접받길 원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런 변화의 바탕에 미국의 이익이 전제돼있다. 미국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 실용적이고 냉철한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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