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카이스트 방문… 대학생 10여명 피켓 시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9일 귀국 후 처음으로 대전을 방문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돼 있는 최규하 전 대통령의 묘소와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 천안함 46용사 묘소를 참배하고 카이스트에서 강연을 하는 등 대권주자로서 광폭행보를 보였다.

반 전 총장은 오전 9시쯤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해 현충탑에서 분향하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께 묵념했다. 이후 방명록에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은 우리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위에 있읍니다. 호국영령들이여, 우리 대한민국의 평화 발전을 굽어 보살펴주소서`라고 적었다. 반 전 총장은 방명록 작성 뒤 지역 지지자 100여 명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악수를 나누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곽영교 전 대전시의회 의장과 김인홍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 육동일 충남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최규하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반 전 총장은 최 전 대통령의 장남인 최윤홍씨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으로 자리를 옮겨 일일이 묘비를 어루만지고 전사자들의 넋을 기렸다.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도 권율정 현충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전사자들의 사연을 전해들었다. 특히 대전 출신 전사자인 고 임재엽 중사의 부모와 조우해 위로의 말을 나눴다.

반 전 총장은 유족들을 향해 "얼마나 애통하시냐. 제가 제2함대 사령부 방문하고 격려도 많이 했다. 아드님 희생했지만 국가발전의 초석이 됐다"며 "유엔에 있을 때 천안함 피폭된 것 알고 격정적으로 화를 내고 이래선 안된다고 발표도 했다"고 위로를 건넸다.

이에 유족들은 "감사하다. 사무총장으로 세계경영을 잘 했으니까 꼭 대통령이 되셔서 우리나라를 잘 다스려 달라"라며 "서민들 복지정책을 잘 해주고 원칙을 세우는 대통령이 되달라"고 말했다.

카이스트로 자리를 옮긴 반 전 총장은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서 반 전 총장은 "앞으로 과학기술 발전에 더욱더 중점을 두고 4차 산업혁명에 힘을 써야 우리의 장래가 밝다"며 "우리나라처럼 우수한 두뇌를 가진 인재들이 많은 곳은 전세계적으로 드물다. 카이스트가 중추적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반 전 총장의 강연이 있다는 소식에 카이스트 학생 10여 명은 박연차 의혹과 위안부 관련 입장, 반 전 총장 조카의 뇌물수수 의혹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히라며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반 전 총장은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카이스트가 개발한 로봇 휴보 시연을 본 뒤 이날 오후 서울로 이동해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을 예방했다.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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