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책꽂이

◇목 짧은 기린(프랭크 디킨스 글·랠프 스테드먼 그림·권지현 옮김)=목 짧은 기린 제프리는 짧은 목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을까봐 늘 혼자 지낸다. 어느 날 우연히 날지 못하는 새 피터를 만나고 서로의 단점과 외로움을 이해하며 친구가 된다. 늘 혼자였던 제프리와 피터는 숨박꼭질 놀이를 하며 신나한다. 누구나 자신만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그것 때문에 움츠러들고 친구들이 자신을 싫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아이들이 한번쯤 겪는 이런 마음을 목 짧은 기린과 날지 못하는 새에 비유해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 재기발랄한 그림책은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단점이나 불만족스러운 부분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극복하는지 유쾌하게 보여준다. 이 그림책은 영국의 대표 그림책으로 불릴 만큼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는 책으로 교사와 학부모에게 지침이 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매일 딸기를 먹어도 왜 행복하지 않지?

◇욕심쟁이 딸기 아저씨(김유경 글·그림)=좋아하는 딸기로 집안을 가득 채우고 매일 좋아하는 딸기만 먹는데도 행복하지 않은 아저씨.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먹고 싶은 딸기를 모두 아저씨에게 빼앗긴 동네 사람들은 오히려 행복해 보인다. 화기애애한 동네 사람들에게 아저씨는 괜히 심통이 난다. 부럽기도 하고 그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자신이 초라하기까지 하다.

우리들의 삶에서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이 책은 자신만의 성을 쌓고 혼자서만 누리겠다는 이기적인 욕심이 얼마나 나 자신을 외롭게 만드는지 보여준다. 조금은 덜 가져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기쁨이고 행복임을 딸기 아저씨는 순수한 어린이의 손길에서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한 아이를 통해 아저씨의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이 열리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도, 나누는 행복도 깨닫게 된다.

동시로 풀어낸 24절기

◇콩알 밤이 스물세 개(남은우 글·이상열 그림)=이 책은 24절기를 아이들이 알기 쉽게 기획한 그림 동시집이다. 시인의 톡톡 튀는 감성에 그림이 어우러져 동시 읽는 맛을 더한다. 기존 동시집 틀을 깨고 큰 글자체로 어린이에서 노년층까지 아우른다. 절기에 맞춰 농사를 지은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고 날짜에 쫓기듯이 살고 있는 요즘 사람들에게는 느리고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삶을 슬며시 보여준다. 자연속에서 자란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절기에 녹아 있어 현대인들에게 절기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입춘대길 `문패달기`를 시작으로 `무서운 내복 난로` 대한까지 봄에서 겨울로 내달리는 공전은 신나기만 하다. 24절기 24편의 동시들이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돼 있다.

나는 동물의 `불행한 삶`을 반대합니다

◇앵커씨의 행복 이야기(남궁정희 글·그림)=행복한 늑대 앵커씨는 대량으로 동물을 찍어내는 공장식 농장의 실태를 고발하는 신문기사를 쓰면서 그들의 입장에서 슬퍼한다. 우리들의 식탁을 위해 기계적으로 알을 낳고 새끼를 낳는 비위생적인 환경과 스트레스 등으로부터 그들이 자유롭기를 바란다. 동물의 희생으로 누리는 윤택한 삶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가치관을 세우는 깊이 있는 문제를 이책은 담고 있다.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동물을 존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생각을 구체화시킬 수 있도록 화두를 제시하며 동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출발점이 되고 생각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그림책이다. 작가의 의식이 온전히 담겨진 담백하고 절제된 문장과 맑고 정돈된 그림은 다소 무거운 주제에 더 집중하도록 하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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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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