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가족들도 이든 교수에게 선물을 주었다. 함정에 빠져 죽은 반뎅의 새끼였다 .반뎅은 삼림에 사는 대형 소 종류였는데 그 고기가 맛있다는 소문이었다.

그래서 반뎅 고기의 바비큐잔치가 벌어졌다. 하루 종일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는 이든 교수 일행에게는 더 없이 반가운 잔치였다.

카친가족들은 반뎅 고기를 듬뿍듬뿍 잘 토막쳐 돌창에 꼬치처럼 꽂아 활활 타는 꽃불에 구워냈다. 노란 기름이 뚝뚝 떨어지고 다갈색으로 굽힌 고기는 더 없이 맛이 있었다.

잔치가 한창 벌어지고 있을 때 키친가족의 여인들과 아이들이 도착했다. 그들은 잔치판에 도착하자 크게 기뻐하면서 춤을 추기시작했다.손발을 마구 흔들면서 뛰어올랐다가 내렸다가 하는 단순한 몸동작이었으나 거기에도 리듬이 있어 보기가 즐거웠다.기쁨과 환희가 그대로 몸동작으로 나타나고 있는 전형적인 춤이었다.

"코프레이를 찾겠다는 말이냐"

카친가족들은 다른 부족들로부터 뭔가 도움을 요청받으면 기뻐했다. 도움을 요청받는 것은 도움을 요청하는 측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서로 상의를 하더니 말했다.

"코프레이는 지금 여기에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찾아낼 수 있다."

코프레이는 비가 내린 후에 버섯 밭에 자주 나타나지만 비가 내리면 버섯뿐만 아니라 대나무 순들도 일제히 솟아오르며 코프레이는 그것들도 좋아했다.

그래서 카친가족들은 대나무 숲 안에도 함정들을 파놓았다.

"대나무 숲은 가까이에 있어."

카친가족들은 이든 교수 일행을 거기로 안내하겠다면서 앞서 갔다. 문명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기쁨에 그들은 노래를 부르면서 걸어갔다. 역시 카친가족들은 정글에서 사는 주민들이었으며 그들은 그 정글 안에서도 자기들만이 아는 길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큰 바위나 나무들을 피할 수 있는 길이었다.

카친가족은 대나무 밭이 가까이에 있다고 말했으나 그들이 가깝다고 말하는 거리는 문명인들이 생각하는 거리와 달랐다.

카친가족들이 말하는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하루가 걸리고 이틀이 걸리는 거리였다.

그들은 이틀 후에 그 대나무 밭에 도착했다. 꽤 넓은 대나무 밭이었다. 잡목들과 잡풀들이 무성한 그 정글 속에서도 생존과 번식력이 강한 대나무들은 결코 자기들의 존재를 굽히지 않았으며 도처에 그 순들이 솟아나고 있었다.

대나무 숲에 도착하자 카친가족들이 갑자기 조용해졌고 긴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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