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연일 문재인 전 대표와의 차별화를 도모하고 나섰다.

당 안팎의 경쟁자들을 향해선 직격탄을 날리리면서도 유독 문 전 대표에게만 결이 다른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그가 외교안보 이슈를 매개로 뚜렷한 대립 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질주하며 대세론에 편승한 문 전 대표와 뿌리가 같은 친노(친 노무현)계로 분류되면서 차기를 노린 `페이스 메이커`라는 인식이 확산되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안 지사는 18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저는 사드 문제를 포함해 주요한 대외정책에 대해서 매우 안정된 국가적 단결을 호소한다"며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G2체제에서 국가가 분열되고 정파가 분열하는 일은 지난 100여 년 전 대한민국의 국가분열과 똑같은 우를 범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도 그는 "현재 박근혜 대통령이 한미 정부간 협상을 통해 결정한 것은 그것대로 존중하겠다는 것이 저의 입장"이라며 문 전 대표의 `차기정부 재검토` 주장에 제동을 건데 이어 포괄적으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17일 언론인터뷰에선 문 전 대표가 `군 복무기간 1년으로 단축`을 선언한 것에 대해 "민주주의 선거에서 표를 전제하고 공약을 내는 것은 나라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안 지사는 "후보는 정책의 방향과 가치를 이야기해야 한다. 어떤 튼튼한 안보체계를 가질 것이냐를 두고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라고도 했다.

그동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손학규 전 민주당 고문 등 외부 잠룡들은 물론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에게도 각종 이슈를 놓고 직격탄을 날렸던 것과 비교하면 수위와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하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으나,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발언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력투구를 시작했다는 평가가 많지만, 타 잠룡들에 비해 문 전 대표를 향해선 그 수위를 여전히 달리한다는 점에서 `차기 프레임`에서 온전히 탈피하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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