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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프리즘] 대한민국은 '김치國'인가

2017-01-17 기사
편집 2017-01-17 18:3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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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 인간, 나라 등 세상요소들은 제 나름의 가치를 품고 있다. 개별로 갖고 있는 각각의 내외적 값어치를 '격' 혹은 '품격'이라 하겠다. 사람에게도 이런 격이 있어, 이를 '인격' 혹은 '인품'이라 말한다. 사물에는 돈으로 환산되는 '가격'이 있으며, 나라에는 '국격(國格)'이 있다. 인격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거나 살 수 없듯이 국격 또한 그렇다. 유·무형의 수많은 요소들이 오랜 기간 어우러져 한 사람 혹은 나라의 품격을 높여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이다. 이는 내부의 꽉 찬 실질이 외부의 아름다움에 더해 조화로 이뤄진다. 이는 눈으로 감지할 수는 없으나 보이는 육체와 다르게 무한한 잠재력과 영향력을 내포할 수 있다. 또한 긴 세월로 숙성되고 촛농처럼 쌓여 범접할 수 없는 크기로 자랄 수도 있다. 이것은 외적인 어떤 무기보다 강력하여 쉽게 넘볼 수 없게 만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인격이나 국격의 특징은 사소한 것으로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는 속성이 있다.

명품으로 둘둘 말아 외양을 치장했다고 사람의 품격이 고귀해지는 것이 아니며 허름한 옷매무새가 인격을 떨어뜨리는 것 또한 아니다. 하지만, 말 품새와 행동거지는 단박에 인격을 나타낼 수 있다. 다시 말해 말과 행동이 한사람의 인품을 적극적으로 나타내며 또한 이것들이 인격을 한순간에 무너뜨리기도 한다는 말이다. 수많은 세월동안 부지불식간에 몸에 밴 바른 정신과 자세가 있어야만, 절제와 겸양이 몸에 배 말과 행동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게 된다. 국가 또한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많은 수출을 하고 국민이 호의호식을 하고 있다한들 국격이 성장하고 대외신인도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국민 개개인과 나라에 정의, 양심, 인간애, 배려, 도덕성이 정치 경제 및 사회전반에 근간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국격이다.

최근 유행하는 비속어중 '김치녀'란 말이 있다. 자신의 의무나 책임은 전혀 도외시하며, 여성으로서의 권리만 얻으려하고 외모와 여성성이 모든 가치의 최상위로 생각하여 남성에게만 경제적 책임을 전가하며 돈만 아는 여자를 일컫는다. 이런 부류의 여자를 비하해 부르는 비속어지만, 수치스럽게도 일부 외국인들은 이 비속어를 대다수의 교양과 품위 넘치는 한국여성들까지 싸잡아 빗대어 사용하기도 한다. 올바른 정신과 절제된 균형감이 부족한 의존적 행태를 꼬집은 말이다. 외모에만 신경 쓰며 알맹이는 텅 비어있는 쭉정이 같은 인간을 비꼬는 말이다. 사용하지 말아야할 수치스러운 용어다. 이는 급격한 경제발전으로 인해 파생된 황금만능주의의 사회적 부작용으로 보이며, 이번 국정농단 사태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폐허에서 짧은 기간 동안 기적적인 경제성장을 일뤄냈다. 특별히 물려받은 것이나 가진 것은 없었지만, 우린 힘들었던 IMF까지 딛고 경제력으로는 선진국들과 견주어 손색 없는 나라로 만들었다. 특히 경제지표로 많이 이용되는 GDP(국내총생산량)는 세계에서 10위권이 돼 우리나라가 지구상에서 10위권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다지 틀린 말이 아니다. 또한 정치 및 사회구조 전반에 급속한 발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무형의 품격을 등한시한 슬픈 발전이며 기형적 성장이었다. 안타깝게도 우린 그간 외형적 팽창에 매진하다보니 속을 채우지 못한 걸 부인할 수 없다. 대한민국이 그저 물건을 마구 만들어 내다 팔아 돈만 벌어들이는 나라로 인식돼선 안 된다. 그래서는 더 이상의 발전과 희망은 없다. 만약 그리 인식되어진다면, 대한민국은 '김치국'으로 불리며 세상의 비웃음거리가 될 거다. 세계와 경쟁하고 살아남기 위해 인류사랑을 근본으로 한 품격을 담아내야한다.

늦은 감이 있으나, 이제 우리는 행복, 양심, 정의, 진실, 봉사, 도덕성, 인간애 등의 보이지 않는 가치에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만 어떤 시련에도 쉽게 넘어지지 않고 강국들이 얕보거나 넘보지 못하는 굳건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

강명식 푸른요양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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