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찬드라 형제는 4년 전에 다섯 명의 동료들과 함께 정글에 반뎅을 잡으려고 들어갔다가 그들을 만났다고 한다. 그때 그 정글 안에서 짐승을 잡을 함정을 파고 있던 카친카족들을 만났는데 카친카족들은 찬드라 형제 일행을 보자 당황하여 도망가려고 하다가 그 중 한 명이 총에 맞고 쓰러졌다.

그래서 찬드라 일행은 다리에 총상을 입는 그를 포로로 잡았으나 죽이지 않았다. 찬드라 형제는 그를 치료해주고 1주일쯤 뒤에 석방해주었다. 그래서 카친카족과 알게 되었고 그들과 이틀 동안이나 함께 지냈다고 한다.

"키친카족이 원식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미개인인 건 사실이지만 그들이 목 베기 족이지 식인종은 아닙니다. 이 정글에 들어온 다른 부족들이 공격을 했기 때문에 싸웠을 뿐입니다."

찬드라 형제는 카친카족은 돌창과 돌칼을 갖고 있으나 그걸로 짐승을 사냥할 능력이 없어 주로 정글 안 여기저기에 함정을 파서 짐승을 잡았다. 그들은 오직 그 방법으로만 사냥을 하면서 짐승들의 이동에 따라 정글 안을 돌아다니면서 산다는 말이었다. 그들은 일정한 주거지는 없고 정글 안을 돌아다니다가 그때 그때 동굴이나 토굴을 발견하면 거기서 거주했다. 마땅한 동굴이나 토굴이 없으면 스스로 반쯤 땅에 들어가 있는 토굴집을 만들기도 했다.

억수같이 퍼붓는 빗속에서 이든 교수 일행이 그런 동굴 하나를 발견한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찬드라 형제는 카친카족들이 동굴 안에서 피웠던 모닥불 자리에서 다시 불을 피워 우글거리는 곤충들과 싸웠는데 몸길이가 40㎝나 되는 지네와 10㎝나 되는 독침을 휘두르면서 덤벼드는 전갈은 결코 만만치 않은 적들이었다. 동굴 안쪽에는 지네에게 물려 죽은 독사의 시체도 있었고 거미줄에 걸려 죽은 새들도 있었다.

하지만 곤충들을 모두 소탕하고 나니 그 동굴은 낙원이었다. 공기의 유통도 잘 되고 그 안에 물도 흐르고 있었으며 비가 그치면 햇볕도 스며든다는 말이었다.

비는 사흘 후에 그쳤다. 이든 교수는 다시 코프레이를 찾으러 나서려고 했으나 그 정글에서 코프레이나 그 발자국을 찾는 일은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 보다도 카친카족을 찾는 것이 쉬울 것입니다. 코프레이를 찾는 데는 그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정글에서 어떻게 카친카족을 찾을 수 있을까. 사람을 피해 정글 안을 돌아다닌다는 그들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찬드라 형제가 말했다.

"우리는 그들을 찾지 못하겠지만 그들은 우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