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환해도 CO₂다시 방출 탄소자원화 소규모 투자 필요 해외진출로 녹색기후기금 활용

윤여일 에너지기술硏 온실가스연구실 책임연구원
윤여일 에너지기술硏 온실가스연구실 책임연구원
온실가스 감축 이행을 위해 한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 대비 37%를 감축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이다. 가장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방법은 CCS(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CCS 기술은 대기 배출 전에 포집한 이산화탄소(CO₂)를 100기압 압축해 초임계 액체로 만든 후, 지하 800m 이하에 격리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CO₂를 직접 이용하거나 타물질로 전환시키는 방법도 있다. 직접이용법은 CO₂를 용접, 탄산음료, 탄산농법 등에 활용하는 방법이다. 탄산칼슘, 소다, 시멘트 첨가제처럼 유용한 광물을 만들거나, 알코올, 개미산, 디메틸카보네이트, 디젤 등 화학물질로 변환시키는 화학적, 생물학적 전환 기술도 있다.

최근 정부에서는 `신기후체제 대응을 위한 탄소자원화 발전 전략`을 통해 CO₂자원화 계획을 발표했으며 올해부터 6년간 총 475억 원을 지원, 2030년까지 연 2500만t의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탄소자원화 사업 추진 전에 아래 세 가지를 이성적으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첫째, 다양한 CO₂ 이용, 전환 기술을 완벽에 가깝게 사용한다 하더라도 전체 CO₂ 배출량의 10%를 넘을 수 없다. 즉 CO₂ 활용 효과가 작아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라는 뜻이다. 2년마다 개최되는 대형 글로벌 컨퍼런스인 GHGT(Greenhouse Gas Technology)에서 발표되는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대규모 전환 기술 부분에 대한 연구가 세계적으로 확연히 줄고 있는 추세이다.

둘째, 탄소자원화에 CO₂를 활용할 경우 안타깝지만 CO₂ 감축량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현재까지 CO₂ 감축량으로 승인되는 것은 2010년 12월 멕시코 칸쿤 회의에서 인정한 CCS 기술뿐이다. 연료로 전환해도 연소에 의해 다시 CO₂가 방출된다. 광물화를 위해 양이온을 추출하는 과정 중 산폐수 발생, 중금속 오염문제, 건설 폐기물의 초기 출처가 시멘트였던 점을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셋째, 낮은 효율성 문제이다. CO₂는 화학적으로 안정한 물질이므로 화학전환시키기 위해 최소 300도 이상의 고온, 수소 환원제, 전기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반응 전환율도 10% 이하로 낮다. 수소 또한 화석연료의 고온고압 개질 반응 또는 물의 전기분해로부터 얻는다. 열, 수소, 전기 공급 자체가 결국 CO₂를 추가로 발생시키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CCS 기술을 반드시 구현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CO₂를 소량 저장할 공간이 해저 지층에 있다는 것만 확인하였을 뿐 아직 실증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어떻게 CCS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일본에 있다. 일본도 CO₂ 저장 공간이 충분치 않다. 교토의정서 12조의 규정에 따르면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에 자본과 기술을 제공하여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실시하고, 이를 통해 달성한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자국에 부여된 실적에 포함시킬 수 있다. 이를 청정개발체제라고 하는데, 일본은 개발한 CO₂ 포집기술을 동남아시아, 중동 등에 수출하고 있다. 청정개발체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1990년 중반부터 CO₂ 포집기술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그 성과로 하루 200t 규모 CO₂ 포집공정을 보령화력과 하동화력에 준상용급 수준까지 개발한 상태이다. 작년에는 한국 CO₂ 포집기술 KIERSOL이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테크컨넥트에서 글로벌 혁신기술상을 받을만큼 개발 성숙도가 매우 높다.

탄소자원화 기술은 미래를 위해 대규모보다 꾸준한 소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우수한 CO₂ 포집 기술은 있으나 저장소가 충분치 않다면, 일본처럼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온실가스 감축의 답이란 생각이다. 해외의 CO₂를 포집하여 해외에 저장하거나, 녹색기후기금을 활용해 한국 CO₂ 포집기술로 제3 세계 CO₂ 문제를 해결해서 얻은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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